온기, 마음이 머무는
아사다 지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온기 마음이 머무는 (아사다 지로)


'철도원'으로 유명한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들에서 발췌한 '인연'에 관한 글을 묶어낸 책이다. 그의 단편소설 '러브레터'가 우리나라에서 '파이란'이란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그를 몰랐다. 일본에서 수많은 문학상을 휩쓴 그였지만 그 명성이 국내에선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한순간에 몰락하는 경험을 통해 천국과 지옥의 청소년기를 맛본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과 문장은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진리를 방증하는 듯하다. 


아사다 지로의 많은 작품들 중, 이 책에서 자주 인용된 '모든 사랑에 관하여'란 대담집 내용에 가장 큰 공감이 머문다. 같은 처지에 느끼는 동병상련이라고 할까. 솔직함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의 글에서 독자는 자신의 미래를 조금 빨리 점칠 수 있는 것 같다. 





아버지로서의 압박감


나는 말이지, 부모와 함께 보낸 시간이 적었던 만큼 부모가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그 한마디 한마디를 말이야. 어렸을 적에 들은 말을 항상 머릿속에서 되풀이해 왔지. 그 말들을 지금도 기억해. 


그 덕분에 육아 노이로제 비슷한 것에 걸려서, 내 딸이 태어났을 때는 기쁘다기보다 오히려 무서웠어.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딸과 이야기할 때도 이 한마디가 어쩌면 이 아이의 일생을 결정할지 모른다고, 이 태도가 딸에게는 엄청난 충격일지 모른다고 겁을 내면서 조심스럽게 대했지. 


이제 딸아이가 열아홉이 되었지만 지금도 그런 측면이 있어. 올해 지방 대학에 갔는데, 딸아이를 보낼 때 힘이 쭉 빠지더군. 다들 "쓸쓸하시겠네요."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이제 말조심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었지(웃음).

그만큼 압박감이 크다고. 아버지라는 자리는 말이야. 



                                 - 모든 사랑에 관하여 (대담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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