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 일본 소매업의 신화, 도큐핸즈에게 배우는 장사의 기술
와다 겐지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에 팔 수 없는 것은 없다 (와다 겐지) 

  

 일본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를 보면 가끔 TOKYU HANDS라는 펜스 광고가 등장한다. 그러나 무슨 상표인지 알 길이 없었다. 1976년에 창업한 이 회사 연간 200만명 이상의 고객이 다녀가는 초대형 양판점이다. 게다가 시중에선 쉽게 구입할 수 없는 아주 작은 아이템, 예를 들면 수도꼭지의 패킹같은 것까지 판매를 하고 있는 아주 세심한 상점이다. 

 

도큐핸즈에서 15년간 근무한 저자 와다 겐지는 불황에도 손님이 북적이는 이상한 상점의 성공 비결을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책으로 펴냈다. 와다 씨에 따르면 도큐핸즈에는 판매의 전문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높이는 철저하게 소비자에 맞춰져 있다. 어떤 물건을 필요로 하는지, 왜 이런 물건을 사는지. 철저하게 그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아무리 사소한 제품도 매장에 비치하는 것은 도큐핸즈의 판매 전략이다. 

 

당초, 이 회사는 모기업인 도큐부동산이 남는 땅을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검토하던 중, 전혀 생소한 분야에 뛰어든 매우 모험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백화점이나 팬시점에서는 좀처럼 구할 수 없는 전문가용이나 특정 산업군에서만 필요로 하는 공구와 소재 등을 팔았고, 직원들은 철저한 교육에 의해서 취금 부품의 전문가 수준에 도달했다. 손님 입장에서는 자신이 구하고자 하는 제품도 있는 데다가 전문가적인 설명까지 해주니 도큐핸즈를 멀리 할 이유가 없었다. 

 

단순히 생각하면 망하기 딱 좋은 구조의 매장이었으나 뒤집어 보면, 진정으로 소비자가 왕이 되는 곳이 도큐핸즈인 듯하다. 우리는 종종 필요한 제품을 사러갔다가, 아예 그 물건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판매 직원들의 대답에 적지않게 당황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1천원숍으로 유명한 다이소같은 곳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것이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포기하는 게 정답이다. 그러나 도큐핸즈는 손님의 황당하고도 막연한 요구를 철저하게 수렴하고, 반드시 그 제품을 매장에 들여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곳이다. 

 

어떤 장사든 가장 큰 원칙은 손님이 원하는 것을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점들은 가장 중요한 대원칙을 망각한 채, 잘 팔리는 물건만을 산더미처럼 들여놓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극심한 불경기를 타파하는 길은 기본을 지키는 도큐핸즈의 순수한 판매 원칙이 아닐까. 

 

 

 

뱀꼬리 : 이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 나오는 '~를 전개하다'라든지 '~을 가지고 전개한'이라는 표현이 매우 거슬렸다. 앞 뒤 문맥 상, 전개 대신에 판매나 운영이라고 번역해도 좋을 것을 굳이 일본어 그대로 둔 이유를 모르겠다. 나도 일본어를 전공해서 조금 알고 있지만, ~전개한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은 자신의 일본어 실력을 은연중에 뽐내려는 의도가 강한 것이다.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번역이 좋은 책을 만든다. 

 

 

 

도큐핸즈는 필요한 물건을 제공할 뿐 아니라 고객의 취미와 다양한 요구에 응해왔다. 

 매장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제공하면 단순한 소매점이 아니라 유원지 같은 성격을 갖게 된다. 

 이것을 실현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여기에 소매가 부활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 본문 중에서-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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