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역도산
다나카 게이코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내 남편 역도산 (다나카 게이코)

 

역도산! 나는 지금까지 그를 박치기로 유명한 김일과 국회의원까지 지낸 안토니오 이노끼의 스승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저 프로레슬링 세계의 큰 형님으로 말이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요코즈나(스모 챔피언)를 꿈꾸던 함경도 소년 김신락은 유명한 씨름꾼이던 형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풍운의 꿈을 품고 고작 15살 어린 나이에 거친 스모판에 온 몸을 내던진다. 

 

힘과 기술이 뛰어났지만, 반도 출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핸디캡과 조국의 분단 등 복잡한 이유 때문(?)에 그는 스모를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선진 프로레슬링을 배운다. 

 

거구의 미국 레슬러들을 역도산 특유의 필살기 가라데촙으로 쓰러뜨리며 패전 후 낙담해 있던 일본인들에게 통쾌한 대리만족을 선사하며 국민적 영웅으로 등극했다. 장훈의 석세스 스토리와 흡사하지만 역도산이 시기 상 더 앞섰다. 게다가 장훈 등 한국 출신 스포츠맨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은밀한 도움을 많이 줬다고도 한다. 

 

'내 남편 역도산'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도산의 첫번째 정식 부인 다나카 게이코가 남편 역도산과의 200일이 채 되지 않는 결혼 생활과 그와의 연애시절 들었던 비화들을 40년이 지난 후에 담담히 써내려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역도산을 단순히 힘과 기술이 뛰어난 레슬러로만 치부할 수 없다. 그는 그 시절 이미 스포츠와 흥행 사업의 감각을 체득하고 있었고, 여타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최첨단 비즈니스맨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39세의 젊은 나이에 비운의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한국과 일본, 그리고 북한과의 스포츠 외교의 큰 손이 되어 세 나라의 관계 개선에 의미있는 업적을 남겼을 법한 인물이 역도산이다. 

 

 

 

한반도와 오키나와의 슬픈 역사가 만들어낸 '가라데촙'


역도산의 가라데촙은 스모의 하리테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어낸 필살기다. 역도산은 프로레슬러 수련을 쌓기 위해 하와이로 떠나기 전 가라데 사범이었던 평양 출신의 나카무라 히데오로부터 가라데촙의 기본을 전수받았다. 이후 하와이에서 트레이너인 오키시키나 씨와 함께 모래사장에서 피나는 수련을 거쳐 완성했다. 


오키시키나 씨는 오키나와 출신의 프로레슬러로 미국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였는데 나이가 들어 트레이너가 된 사람이었다. 역도산이 프로레슬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결심을 했을 때 지인의 소개로 오키시키나 씨를 만났다. 


오키시키나의 고향인 오키나와는 이전에는 류큐왕국이라는 독립국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19세기 말 일본에 합병되어버린 슬픈 역사를 갖고 있었다. 


역도산도 일본의 식민지에 놓인 적이 있던 한반도 출신이었으므로 오키시키나는 역도산에게 동질감을 갖고 지도를 해주었다. 오키시키나의 지도를 받지 않았다면 역도산의 성공은 없었다고들 말할 정도이다.   

 

 

- 본문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