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고비에서 망설이게 되는 것들 - 후회 없는 선택, 후회하는 선택
이영만 지음 / 페이퍼로드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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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고비에서 망설이게 되는 것들 (이영만) 



제목만 보면, 그저 인생을 오래 살아온 필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넋두리하는 듯한 자기계발서 정도로 보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영광스럽게도 친한 형님의 직장 선배였던 이영만 사장님(현 헤럴드미디어 사장)에게 친필사인이 담긴 이 책을 선물 받았다. 물론, 선물 받은 책이라 더 관심을 두고 읽었던 게 사실이다. (이 책을 계기로 새삼스럽게 독서의 즐거움을 느낀 것도 운명적인 계시일 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체육기자로 오랜 세월을 보낸 이영만 사장님의 피땀 어린 취재의 기록이 고스란히 포개져 있다. 특히나 요즘 읽으면 더욱 흥미로운 톱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롯데의 2006년 일화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정도다. 

 

타격의 이대호와 투구 류현진을 당시 롯데가 함께 가동했더라면 ... 성적은 물론 관중 동원에서도 어마어마한 효과가 있었을 텐데. 롯데의 패착은 읽는 이에게 큰 교훈을 준다. 

 

박찬호의 오판, 삼성 라이온스의 자충수, 조성민과 한명우의 재기 등 프로야구의 흥미진진한 뒷 이야기는 물론, 노무현과 이인제의 엇갈린 행보, 김재규의 7분 같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숨가쁜 순간들도 이 책에 녹아 있다. 

 

인생의 고비에서 망설이게 되는 것들. 이것은 누구에게나 던져지는 신의 숙명 어린 야구공일 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런 핀치의 순간을 원만하게 마무리시켜 주는 데 이 책은 큰 힘이 된다. 

 

 

 

인생살이에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급행열차를 탈 수도 있고, 완행열차를 탈 수도 있고, 자전거를 탈 수도 있고 걸어갈 수도 있다. 빠르기야 단연 급행이고 가장 먼저 목적지에 도착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피로감도 덜할 터.

 

그러니 목적지 도착의 관점에서 본다면 급행열차가 정답이다. 하지만 가는 길목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장 많이 보는 쪽은 천천히 걷는 쪽이다. 힘이 훨씬 많이 들고 비슷비슷한 풍경이 지겨울 수 있지만 그것을 탓하지 않을 뿐 아니라 열차타고 가는 사람을 부럽게 보거나 가는 길 내내 괴로워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정답이 될 수 있다. 

 

인생살이는 시속 몇 킬로미터인가로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인생길의 선택은 더하기 , 빼기, 곱하기, 나누기로 계산할 수 있는 문제 역시 아니다. 결과물, 과정, 가치관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복잡한 수식이다. 

우리의 한 평생을 어찌 한 장의 손익계산서로만 셈할 수 있는가. 

 

- 에필로그 '후회없는 선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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