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빠 - 울고 싶어도 울 틈이 없는 맏딸의 애도 일기
오채원 지음 / 학고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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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빠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빠의 죽음에서부터 장례, 그 후의 일상까지 담은 맏 딸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 장면이 내 일이 되었다. 아니, 오늘 밤이 고비라더니 이렇게 갑자기 가실 수도 있나? 정말 끝인건가? 너무도 황망했다. 그간 끈질기게 몇 번이나 고비를 넘겨오셨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저희 아빠가 돌아가신 날은 우리 아이 첫 번째 생일날 화요일이었습니다. 돌잔치는 그 전주 토요일에 미리 했고, 우리 친정 엄마와 아빠는 돌잔치 바로 그 이튿날 일요일에 울릉도로 여름 휴가를 떠나셨습니다.
친정엄마와 아빠는 바다에서 수영을 하시다가 엄마가 잠깐 한 눈 판 사이에 그만 아빠가 낮 1시쯤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그리고 전 큰 이모로부터 오후 3시쯤 아빠가 사고를 당하셨다는 연락을 받았고, 저녁 7시쯤 아빠가 사망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희 아빠는 정말 정말 건강하신 분이었는데, 정말 하루 아침에 유언도 작별도 없이 훌쩍 떠나셨습니다.

장례 시작부터 끝까지 사흘간 동생은 왼팔에 상주 완장을 찼다. 이로써 상주, 즉 장례의 제일인자임을 안팎에 천명한 것이다.

저또한 맏이였지만 작가님처럼 제 남동생이 완장을 차고 장례식장 전광판의 상주 이름에는 제이름이 아닌 남동생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장례식장에서는 출생서열보다는 남자의 성별이 우위였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상조회사와 계약하지 않아서 장례식 장소부터 수의, 제단꽃장식, 음식 수량, 납골당 장소 등등 맏이인 제가 다 결정했습니다. 왜 이렇게 결정해야 하는 것이 많은지 정말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상주에 비록 이름은 못 올렸지만 선택만은 제가 다 했습니다.

시간을 쪼개 달려와준 그 마음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니까. 고인이 가시는 길을 초라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이들이기에 유가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인연이 된다. 아빠의 장례를 치르면서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저또한 저희 아빠 장례식장에 오신 분들에게 7년이나 지났지만 고마움 마음이 아직까지도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아빠 장례식장에 오지 않은 제 절친과는 지금도 연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저도 지인들의 장례식만큼은 꼭 참석하려고 합니다.

저의 아빠도 아낀 물건이 남아있었습니다. 제가 신혼여행을 갔다 온 후 친정아빠에게 신혼여행 선물로 드린 지갑이었습니다.
아빠의 양복 안쪽 주머니에 한 번도 쓰지 않은 새 지갑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지갑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납니다.

안녕 아빠 책을 읽으며 친정아빠의 죽음을 다시 애도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몇 년간은 참 많이 울었습니다. 남편과 우리 아이가 없었더라면 어쩌면 제가 정신을 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남편과 우리 아이가 제 곁에 있어서 감사합니다.

안녕 아빠책은 모든 맏딸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작가님 처럼 저또한 이 글을 쓰다가 울고, 울다가 또 글을 쓰며 애도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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