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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뇌 백동수 1
이재헌 지음, 홍기우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언제나 개인적 견해이오니, 참고하여 주시되 너무 신뢰하지는 마옵소서.
제목 - 야뇌 백동수
글 - 이재헌 (07년도 챔프서 연재 했던 '인작'의 글작가)
그림 - 홍기우 (07년도 챔프서 연재 했던 '인작'의 그림작가)
구성 - 스토리 만화
화풍 - 약 7, 8등신의 눈큰이와 눈작은이가 함께 나오는 스타일
펜터치 레벨 - 상
내용 - 영조 38년(1762).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에게 반란의혹이 짙어지고 영조는 많은 고민을 하며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는 형벌을 내리려한다. 그런 사도세자를
지키려는 세력과 그에 반하는 세력과의 대립이 인다. 그러는 중 일어나는 배신에 배신, 사도세자의 안위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좋은 점 - 한국 고전무술서책 무예도보통지의 무예 24기를 직접 익힌 글작가의, 존경에서 우러나온 창작동기
적절한 인물소개 및 도입 전개
깔끔하고 알아보기 쉬운 작화
자연스러운 동세
과감한 컷 구성
아쉬운 점 - 주인공에 대한 소개보다는 주변 상황에 맞춘 이야기전개
표지 타이틀을 우좌형식으로 배치해 잘못 인지하기 쉬움
조금은 과하다 싶은 톤의 사용
조금 비슷비슷해보이는 인물 외형
여담: 단행본(초판 기준)이 끝나고 맨 뒤에 작가진이 무령 작가진으로 써있는 것 같더군요. 오류입니다. 글 이재헌, 그림 홍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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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38년(1762),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는 노론들의 이간질에 의해 반란의혹을 받게 된다. 영조는 결국 하나뿐인 아들에게 뒤주에 가둬 죽이는 금고형을 선고하게 된다. 사도세자의 심복인 훈련도감 교관 '임수웅'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원치 않아 자신들의 제자와 함께 사도세자를 구하려 한다. 하지만 수많은 방해로 그것이 어려워지는데... 조선 최고의 무사이자 서얼들의 나라를 꿈꾸던 야뇌 백동수의 일대를 다룬 만화 '야뇌 백동수' 그 이야기의 장을 연다.
노론들은 사도세자가 영조의 자리를 이으면 자신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며 어떻게든 그를 쫓아내거나, 죽이고 싶어한다. 그리하여 나온 말이 사도세자는 반란을 꾀하고 있다는 이간질. 영조는 자신의 아들이 그럴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지만, 아들을 살려두면 이미 노론들에 의해 왕좌를 얻은 자신을 부정하는 행위가 되기에 어쩔 수 없이 그를 금고형에 처하게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도세자의 심복 임수웅은 자신의 제자와 사도세자 탈출 계획을 짠다. 하지만 제자는 그를 배신하고 노론 측에게 그 계획을 알리면서 사태는 어찌될 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러면서 임수웅의 또다른 제자 백동수는 임수웅과 사도세자를 구하고자 싸움에 뛰어드려한다.
본 만화는 무예도보통지를 보고, 그 무예 24기를 익힌 글작가의, 조선 무예가들에의 경의에서 우러러나온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도 잘 알지 못할 뿐더러, 일본과 같이 전설적인 검객의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다. 본 작품은 존경심에서 나온만큼 조금은 미화시키고 객관성을 잊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기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검객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과 역사적 흐름을 따라 흘러가 스토리가 우주로 세어나가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그런 생각에 대한 단서랄까? 무협지에서 나올 만한 과한 기술이나, 묘사 등이 없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단행본 1권에서 나오는 내용으로는 위에서 말한 사도세자에의 음모와 탈출이 주 내용이다. 만화 제목이 '야뇌 백동수'이지만 백동수 보다는 당대의 상황, 주변에서 터진 일 등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막상 백동수를 다룬 만화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이런 아쉬운 점이 있지만 이건 이거 나름대로 좋은 점이었다고도 생각한다. 대개의 만화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주우욱 나온 다음 부가 인물들을 추가하는 형식이지만 본 만화는 그렇게 하면 이해가 어려운, 역사적 사실과 시대적 흐름이 중요한 내용 형태를 갖고있다. 이런 내용의 특성상 백동수에 관한 이야기만 하다가 역사적 사실을 거기에 맞추려 하면 상황 이해가 제대로 안 될 수도 있을 테니 주변인물과 상황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룬 1권은 정말 적절한 처사였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주인공을 더 보고 싶은 심정이기에 2권부터는 조금 더 백동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에 관한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마치고 작화쪽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표지부터 보았을 때 이것은 확실히 검, 혹은 도를 다룬 만화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세로쓰기로 쓰여진 타이틀 '야뇌 백동수'옆에 삿갓, 활, 검, 도, 봉 등을 뒤에 두고 백동수가 검을 뽑아드려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깊다. 더군다나 대개의 만화들과 같은 셀형식의 채색이나, 원색적 채색이 아닌 조금은 저채도에 물자국이 조금씩 보이는 묘한 질감을 드러내 남다른 느낌을 준다. 그리고 뒷표지에서는 낭선이라고 적이 쓰는 무기에 대한 짧막한 설명이 쓰여있다.
이런 표지에서 참 아쉬웠던 점은 타이틀의 형태가 있다. 우리나라는 본디 우에서 좌로 읽는 방법을 사용했으나 좌에서 우로 읽는 방법이 보편화된지 엄청 긴 시간이 흘렀다. 본 만화는 조선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우에서 좌로 읽는 것이 당대 상황에 맞겠지만, 독자들은 좌에서 우로 읽어나가는 편이다. 타이틀은 세로읽기에다가 우좌형태로 만들어져있어 독자들이 제목을 '백동수 야뇌'로 잠깐이나마 헷갈릴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은 백동수 보다는 야뇌라는 글자가 좀더 눈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글자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뒷표지의 낭선에 대한 소개는 나름 참신했던 것 같지만 앞표지와의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록 현재 나온 무기나 장비들은 아닐지라도 표지에서 인물이 장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을 적었으면 표지끼리의 연관성이 생겨 조금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싶다.
본 작품의 그림작가는 07년도에 코믹챔프에서 '인작'이라는 만화를 그리던 작가이다. 그때에 비하면 훨씬 안정적인 인물묘사에 깔끔한 선을 보이고 있어, 진정 노력하고 참된 작가가 이런 사람일 것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런 발전 덕분일까, 선 하나하나가 똑부러져 눈이 편한 작화를 보여주고있다. 눈이 편한 작화라고 그림이 허한 것도 아니다. 인물뿐 아니라 배경에도 선으로 적당한 묘사를 해 탄탄한 그림을 보여주고있어, 내용의 무게감을 반감시키지 않고 잘 끌고나가는 작화를 보여주고있다.
그런 묵직한 감과 더불어 시원시원한 느낌도 엄청나게 뿜어내고 있다. 무인의 삶을 다룬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액션일 것이다. 그런 액션에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동세, 적절한 효과선, 그리고 컷 구성이 될 것이다. 본 작품은 동세가 매우 자연스럽다. 그전부터 액션만화를 그려온 작가라 그런지 보는데 눈에 거슬릴 오류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 액션신에 걸맞게 동양만화권의 상징인 보조 효과선들도 적당한 집중력, 적절한 역동성을 보여주며 멋있는 작화를 한층 위로 올려주었다.
그렇게 밀도있고 시원한 작화와 더불어 과감하고도 힘차게 나누어진 컷들을 볼 수가 있는데, 이역시 사람들의 속도감 대립구도 등을 잘 나타내 진짜 액션만화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하지만 역시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본 작가의 특징은 톤을 많이 활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만화 '마제'급으로 톤을 떡칠하지는 않기 때문에 징그럽고 부담스러운 기분이 들지는 않지만, 톤의 중첩사용으로 1, 2단의 명암을 만들어 조금은 과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와 더불어 인물들의 기본적인 얼굴 형태가 너무 비슷비슷하다는 점이 좀 걸렸다. 과거, 만화 '원피스'의 여주인공의 얼굴을 캡쳐한 후 머리카락만 바꾸며 다양한 캐릭터가 나왔다며 작품을 조롱(?)한 일이 있었다. 본 만화 역시 그것이 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비슷비슷한 얼굴 형태에 머리띠, 수염, 머리카락 형태 등의 변화만이 보이는 것 같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특히 눈의 표현이 엇비슷하다.) 조금은 더 과감한 인물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아쉬운 점이 몇개씩 발견 되지만 본 만화는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작품이다. 특히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서얼들의 나라를 꿈꾼 사도세자와 서얼출신 무인 백동수의 이야기를 다루려는 만화 '야뇌 백동수'는 대개의 무예만화와는 다르게 사실적 묘사와 그에 걸맞는 탄탄한 그림으로 무장해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잘 알지 못했던 우리 무예의 세계, 그리고 우리의 검객에 대한 이야기에 한 번 빠져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