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 - 1015 소녀들의 두근두근 사랑이야기 퍼니틴 시리즈
4차원 지음, 김윤정 그림 / 대원키즈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제 개인적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
글 - 4차원
그림 - 김윤정
구성 - 아동대상 소설
내용 - 어린 여아들의 눈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는 이야기가 단편으로 4편 들어있다.
좋은 점 - 귀엽고 잔잔한 이야기
              매화 나타나는 정보페이지(혈액형성향,떡만들기,심리테스트,캠핑준비물)
              각 화의 엔딩 시 나오는 짧은 메시지
              내용에 맞고 마케팅 대상에 맞는 삽화
아쉬운 점 - 이름의 부재
                조금 장난스러운 설명이 있던 캠핑준비물 설명
                너무 비싼 값(4도인쇄의 위엄인 듯)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어느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그에 따른 상대의 마음을 알고싶어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어렸을 때 더욱 진솔하게, 산뜻하게 드러나지 않을까싶다. 그런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소설. 대원씨아이의 저연령층을 위한 소설 브랜드 키즈노벨에서 나온 '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를 읽어보았다.
 이야기에 앞서 본 소설은 아동을 위한 소설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예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중고생 이상이 된 후 읽으면 조금은 오글거릴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필자는 왜 아빠 미소를 짓게 된 걸까...=ㅅ= 뭐, 그만큼 귀여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 책에는 첫사랑의 팬던트, 느티나무 떡집, 봄은 언제나 내 곁에, 캠핑장에서 살아남기, 이렇게 총 네 편의 단편이 묶여 있다. 각 편별로 인물이 다르고, 그 사건 역시 다르다. 그래서 보는 내내 지루한 맛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잠시 내용 그 자체를 이야기 할까한다. 스포일러가 싫다면 넘기고 뒤부터 읽을 것을 권장한다.

 첫사랑의 팬던트의 경우 '나'는 유치원생 때 개구쟁이 '그 녀석'의 장난에 항상 된통 당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 중 자신의 생일 때마저 그녀석이 장난을 치자 분에 못 이겨 화를 내고, 그 녀석은 눈물을 보이며 집으로 돌아갔다. 내심 미안해져 사과를 하려했는데, 그 녀석네 집은 이사를 가고 없었다. 그렇게 사과를 하지도 못하고 학교에 올라갔다. 그런데, 그 녀석이 나의 반에 전학을 온 것이다. 하지만 그 녀석은 자신을 모른 체 하며 지냈고, 나는 묘하게 서운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나는 그 녀석에게 사과를 하려 하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고 공원에서 혼자 고민에 잠긴다. 그때 그 녀석이 나타나 나의 고민을 들어버린다. 그와 동시에 둘은 서로가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끝을 맺는다.
 느티나무 떡집은, 느티나무 떡집의 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역시 '나'로 칭해지고 있다. 나는 엄마의 떡이 대단히 맛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자신의 집이 조금은 신세대적이고 고풍스러운 제과점이었으면 하는 소녀이다. 항상 그런 남모를 고민에 싸여있는 나는 어느날 창밖을 내다보다, 부잣집 도련님 '왕자'를 보게 된다. 왕자에게 관심이 생긴 나는 종종 그 아이를 보게 되었고, 그 애가 4시에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제나 그 소리에 맞춰 미흡한 발레를 췄다. 그렇게 왕자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늘어가던 중, 떡을 예약하러 온 왕자의 엄마 덕에 왕자의 생일이 코앞이라는 것과 떡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덜컥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나는 선물로 자신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떡케이크를 준비해 왕자의 집에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겨지는 부의 차이. 왕자의 친구들에 비하면 자신은 한없이 초라해보여 대문에 케이크만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왕자의 피아노 소리를 듣기가 가슴아파 창문을 닫고 가게 플로어에서 엄마의 일을 돕게 되었다. 그런 중 왕자가 가게에 와 나에게 케이크만 두고 왜 돌아갔냐고 물으며 아쉬움을 표한다. 그런데 현재 시간은 왕자가 피아노를 칠 시간이었다. 어찌된 건지 묻자. "내 피아노를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춤까지 춰주는 아이가 사라져서 이제 안 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둘은 알게모르게 서로 교감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봄은 언제나 내 곁에 역시 주인공은 '나'로 칭해지고 있다. 나는 언제나 소꿉친구 녀석과 이리저리 투닥거리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녀석은 나가 좋아하는 방송부 부장오빠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좋은 친구다. 나는 어느날 여느때와 같이 방송부 오빠에게 잘 보일 방법을 고민하던 중, 심리테스트로 오빠의 성향을 파악해보기로 한다. 테스트 결과 청순가련형을 좋아할 것으로 판단된 부장 오빠. 시원털털한 나와는 대조적인 스타일을 좋아함을 깨닫고는 자신안의 또다른 자신을 찾겠다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찾아 애쓰게 된다. 그런 고민 역시 녀석과 상의를 하게 된다. 녀석은 조신한 동작들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어떤 사람이 봄을 찾으려고 사방을 여행했으나 봄을 못 찾고 피로해져 집에 돌아왔는데, 그곳에 봄꽃이 피어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봄꽃은 바로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저 여성스러워지려면 그런 이야기도 알아야하는 건가 하며 별 생각없이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방송부 야유회에서 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부장오빠는 나에게 큰 실망을 하게 된다. 사색이 된 나는 어렸을 적 자주 가던 놀이터에서 하염없이 우는데, 비까지 내려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때 나를 꿰뚫고있는 녀석이 나타난다. 봄은 바로 옆에 있었다.
 캠핑장에서 살아남기 역시도... 그렇지? 주인공을 '나'로 칭하고 있다! 여기는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좌우지간 내용을 이야기해보자. 친구의 생일파티를 가고싶은데, 가족과의 캠핑이 약속되어있는 나는 별 수를 다 써서 캠핑에서 빠지고자하는데, 결국은 실패하고 캠핑에 끌려가게 된다. 캠핑을 해오면서 강인한 생명력과 활달함을 같게 된 나는 불만스러운 와중에도 별 무리 없이 짐을 싸고, 캠핑장에 도착하게 된다.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은데, 친구란 녀석들은 즐겁게 놀고있는 모습을 찍어 문자메시지로 보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기분이 팍 상한 나는 홧김에 무작정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뒤에서 차가 빠른 속도로 달려와 나는 그것을 피하다 넘어져 무릎이 까지고 만다. 그때 한 잘 생긴 아이가 나의 무릎을 손수건으로 감싸주고, 캠핑장까지 부축해주었다. 의외의 일로 멋진 친구가 생긴 나는 이런저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 아이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있는 귀여운 여자애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 잘 보이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평소처럼 행동을 하게 되는데, 아이는 그게 더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과 사귀자고 말을 한다. Olleh!


 본 소설의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묘하게 얽히게 만들어진 연애담이다. 어린애들이 읽을 소설이라고 무조건적으로 단순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확실히 조금은 얽혀있어 그 깊이나 몰입도가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용 그 자체도 잔잔하고 귀엽게 정말 학생들의 느낌이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잘 만들어 진 것 같다.(사실 필자 초등학생 때 사랑이란 것을 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ㅅ=) 순수하고 조심스러운 사랑이야기를 그려서 약간의 두근거림이 느껴질 것 같았고, 나이가 좀 있는 독자들(어린 자녀, 동생을 둔 가족들)에게는 풋풋한 향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각 화 속에 스토리와 결부가 되는 정보페이지가 있는 것 역시 좋았다. 각 화마다 소설속 사건 발단의 계기나, 해결책처럼 등장한 정보페이지는, 각각 혈액형별 성향, 떡케이크 만드는 법, 심리테스트, 캠핑준비물이 되겠다. 이런 것들은 독자들이 직접 참여도 하게 할 수 있어 소설만 주욱 쓰여있는 것보다 재미를 증가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되고, 읽어나가는 템포를 잠시 조절할 수 있게 해주어 어린 독자들에게 분위기 환기의 역할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비생산적인 것이라 생각되기에 학생들에게는 교과수업 외의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있다. 그래서 캠핑준비물이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각 화가 끝날 때 소설 속에서 이야기하고자 했던 말이 간략히 요약되어 나오는데, 너무 해답을 주어버리는 것 같아 아쉽긴 했지만 저연령층 독자들의 사고의 한계를 생각하면 괜찮은 방법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런 내용적인 면에서 아쉬웠던 점은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글을 전문적으로 쓰던 사람이 아니라 이름의 중요성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이름은 대상을 설명할 때 뿐 아니라 대사 속에 집어넣음으로써 그 대상에 대한 인물들의 감정, 여운 등을 나타낼 수 있는 장치라 생각된다. 좀더 나아가 복선까지 깔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런 이름이 빠져있어 본 책은 조금은 심플하게 나아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아무리 아동용이래도 감정의 이입을 위해 이름을 조금 더 신경 썼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정보페이지에서 캠핑준비물에는 조금 장난스러운 설명이 붙은 것 같아 왠지 아쉽다. 아동대상이기에 흥미를 위해, 가벼운 위트를 넣은 것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을 성스럽게 여기기에 거슬리기도 했다. 준비물 중 가벼운 오락거리. 자연까지 들어가서 도시의 삶을 추구하려 하다니 이 얼마나 자연을 모독하는 행위인지 필자는 가슴아프다. 간단한 책이나 운동기구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게임기를 예시로 넣은 것은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다. 아이들이 언젠가는 0과 1로만 이루어질까 겁난다. 핸드폰의 이야기에서도 신세한탄이라는 말이 좀 거슬렸다. 세상의 고통, 답답함을 벗어나는 것이 캠핑이거늘 그곳에서 신세 한탄이라니 가슴아팠다. 자연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는 것을 더욱 강조해야한다고 생각된다.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고 이제 디자인적으로 들어가보자. 삽화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눈큰이에 둥글둥글한 작화로 어린 아이들, 그리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만들 만하다. 그리고 본 소설의 내용에도 잘 부합된다. 색채 역시 부드러우면서 화사해 느낌이 굉장히 예쁘다 할 수 있다.
 이렇게 삽화에서는 화사함을 느꼈고, 글의 배열에서는 여유를 느꼈다. 전체적으로 폰트의 크기도 컸고, 행간도 넓었다. 예전에 책을 만드는 과제를 할 때에 아동과 노인을 위한 책은 폰트가 크고 행간이 넓어야 한다고 배웠었는데, 이렇게 실제적으로 느끼긴 처음이다. 아이들은 빽빽한 글자를 읽는데 성인보다 빨리 지치기에 여유로운 배열이 당연했던 것이고, 그 크기 역시 가독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크기였다. 마케팅 대상과 딱 부합되는 적절한 형태였다.
 이렇게 겉보기에도 좋은 책이었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 너무나 비쌌다. 정가가 8천 5백원. 아무래도 4도인쇄(CMYK색상에 맞춰 인쇄판을 4개 만든다.)가 넘쳐나서 그런 것 같다. 표지도 4도인쇄 중간중간 나타나는 삽화도 4도인쇄, 소설에서 플롯의 경계를 표현할 때도 4도인쇄가 이루어진다. 이런 자잘하지만 자주 들어가는 4도인쇄로 인해 그 값은 가히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 것일 것 같다. 아동용 책은 부모님이 사주시니 가격부담이 비교적 덜한 것은 사실이나, 부모님께서도 이렇게 비싼 책을 사주시기에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간단한 장치들은 선으로만 이루어진 빈티지한 일러스트로 대체해도 생산비를 많이 줄이고 그 느낌 역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내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 바라는 것이라곤 그저 같은 사랑뿐인 깨끗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그런 이야기.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있을까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고 생각된다. 바로 이 '친구는 싫어, 남친이 되어 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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