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르투스 1 - 소환
시나노가와 히데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비르투스 (19세 이상 이용가)
글 - 기본(Gibbon)
그림 - 시나노가와 히데오
역자 - 강동욱
구성 - 스토리 만화
화풍 - 베르세르크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극화체
펜터치 레벨 - 중상
내용 - 유도 100Kg 체급 챔피언인 나루미야 타케루는 살인이라는 죄목으로 감옥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중 감옥에 이 시대의 사람이 아닌 자가 나타나더니 그를 비르투스라 부르며 신통한 능력을 발휘, 고대 로마의 콜루세움으로 부르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피에 굶주리고 썩어빠진 세상을 구할 존재로서 로마에 소환된 그들은 괴물같은 고대의 전사들과 혈투를 벌이게 된다.
좋은 점 - 진지한 스토리, 진지한 작화
              섬세한 펜터치
              타케루의 상처에 대한 꾸준한 암시
아쉬운 점 - 조금은 어색한 인체비례
                 너무 꽉찬 화면
                 과도한 묘사(설정, 작화)

 시공을 초월하여 한 시대의 영웅이 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는 일본 만화에도 많이 존재했고, 한때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계를 잡았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는 세계를 구하는 영웅 중고생, 우리나라에는 9서클 10서클짜리 마력을 갖고있는 고교생이 넘쳐났었다. 이번에는 그런 특수한 능력을 쓰는 영웅이 아닌 현대의 스포츠 겸 무도로 한 시대를 구해야 하는 존재가 나타났다. 그런 존재의 싸움을 그린 만화 '비르투스'를 살펴보자.
 유도 100kg 이상급 세계챔피언인 '나루미야 타케루'는 아버지를 죽여 감옥에서 수인 생활을 하고 있다. 본성은 선한 사람인지, 그는 옥내에서 벌어지는 학대의 결과로 부상을 당한 또다른 수인 '카미오'를 데리고 의무실로 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와중 간수들은 자신들의 학대사실이 밖으로 알려질까 두려워 타케루에게 과도한 폭력을 쓰나, 그는 단 한번의 무력행사를 하지 않고 기백만으로 그들을 제압 의무실에 간다. 그런 그의 앞에 이 시대의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여성이 나타나 그의 이름을 부르며 동시에 '비르투스'라는 이름을 부른다. 그 순간 뭔가 느낀 듯 흠칫하는 타케루와 여인의 사이에서 빛이 일더니 타케루를 비롯, 주변에 있는 수인과 간수들이 고대 로마의 콜루세움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타케루는 고대 로마인들의 지고한 영혼 비르투스를 품은 존재로서 피와 향락에 눈이 먼 로마인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르키아'에 의해 콜루세움에 떨어지게 되었으나, 그 연유를 알 턱이 없었다. 그저 눈앞에서 벌어지는 괴물같은 고대 투사들의 학살에서 살아남아야 할 뿐이었다. 도망칠 곳이 없음을 깨달은 타케루는 현대의 세련된 유도로, 굼뜨고 어설픈 고대의 맨손 전투방식들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향해 간다. 로마의 황제는 새로운 싸움 방식에 흥미를 갖게 되고, 타케루를 불러들인 마르키아는 그에게 희망을 품게 된다.
 본 만화의 내용은 이런 식으로 굉장히 딱딱하고,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고대 검투사들의 모습을 그리려는 것 같다. 그 진지함은 베르세르크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겠다. 아직은 콜루세움에서의 첫 전투로부터 살아남는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만, 약한 자를 돕고 강한 자를 꺾는다는 신념으로 살고 있는 타케루의 모습과 주변 상황들을 통해 다양한 갈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묵직하면서 밀도있는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그리고 또한 타케루의 등에 있는 상처가 계속 비춰지고 언급되면서 그것에 무언가가 있겠구나 하는 암시를 심어주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항상 진지하게 움직이고 있어 너무 빡빡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전투만 하는 부분이라 드라마적인 면이 약해 그런 긴장이 이완되는 부분이 없을 뿐이라 생각하며 2권에서는 가끔씩 흐름에 맞는 가벼운 이야기도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작화는 조금은 어설픈 듯하지만 극화체를 보인다. 처음에는 잘 몰랐으나 머리카락의 묘사나 여성을 그리는 스타일을 보면 굉장히 베르세르크를 떠올리게끔 만드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진지하고 묵직한 완성도가 있어보이는 작화를 보여준다. 거기에 공백뿐 아니라 톤을 까는 부분에까지 꽤나 섬세한 펜터치를 해줘서 여느 만화에서는 보기 힘든 묘사의 수준을 보여주기도 해 진지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와 함께 작품에 보다 깊이 있는 느낌을 만들어 준다.
 이런 묵직한 작화는 매우 좋아하지만 이런 작화일수록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약간의 비례 미스로도 그 분위기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작가는 극화 중에서도 묘사를 강조해 더욱 사실적인 극화를 추구하는 것 같은데, 그런 기교에 비해 기본적인 비례가 약해 종종 언밸런스한 조합으로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한 컷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인체비례적인 미스를 보완하고자 배경을 열심히 그린 것일지 궁금하다. 배경이 가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여유 없이 그려지기도 하고, 각종 효과와 묘사들로 화면을 가득가득 메워서 책에 여유가 느껴지지가 않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묘사의 수준은 작은 명암마저 빗금으로 그리려 하는 수준이다. 필자가 예전에 그리던 스타일이 이런 스타일이었는데, 이런 것은 자칫 잘못하면 만화적인 맛이 매우 반감되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동시에 사실적인 맛보다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강해질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한다. 본 만화에서는 선의 굵기를 잘 활용해서 지저분한 맛은 없지만 너무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조금씩만 묘사를 빼도 좋았으리
라 생각된다. 그리고 아무리 고대의 투사들이라 해도 사람을 아예 날려버릴 정도의 힘을 갖고 있다는 설정은 사실적인 핏빛 전투를 바라던 필자에게 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진지하고 거친 핏빛 전투를 선보이며, 썩을대로 썩어버린 고대 로마를 부흥시켜야 할 책임을 일방적으로 받은 타케루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만화 '비르투스'는 그 묵직함이 꽤나 괜찮았고, 피 튀기지만 징그러운 감이 없어 보기에도 문제 없는 좋은 작품이었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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