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심은희 지음 / 리스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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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가고 싶다. 

그냥 책 제목만 봐도 미친듯이 가고싶어진다. 

요즘은 좋은 글을 쓰는 것도 능력이지만, 

독자가 읽고싶어지게 책을 펼쳐내는 것도 능력이다.



아일랜드에 바람이 불었다.내 마음에 파도가 일었다.



여행을 좋아하고, 

올 가을에는 반드시 유럽여행을 가고 말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유럽에 대해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서른 넘은 철부지.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아일랜드는 영국과는 다른 나라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끄럽다. 



 

 

 

작가가 아일랜드로 떠나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유명한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적혀있는 바로 그 말 때문이었다.

 

늘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자고 마음먹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늘 우물쭈물 거리기는

내 삶도 피차 일반이다. 


우물쭈물 살지 말아야지.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아일랜드는 영국의 크게 네 지역으로 나눠져 있고, 

 

책도 그 네 지역에 따라 

챕터를 나눠 소개하고 있다. 

내가 잘 아는 더블린에서 부터, 

영국에 속해있는 북아일랜드까지.

 


 

 

책 앞 부분에 실려있는 아일랜드의 지도. 

사실 아일랜드를 영국의 일부라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다. 

영국에 속하는 것은 아일랜드 북부의 'Northern Ireland'뿐이다.

1920년, 종교적인 문제로 독립해 영국령으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아일랜드에서 북 아일랜드로 넘어간다고 해서

여권심사라던가 까다로운 국경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유니언잭(영국 국기)이 이곳 저곳에서 흩날린다는 것이 다른 지역과 다를 뿐이라는 점.



 

 

 

즉, 

 

아일랜드는 영국과는 전혀 별개의 나라다. 

유럽 한 귀퉁이에 존재하는 섬나라, 

왠지 모르게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성향이라던가 민족성들이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하니 

재미있게 느껴진다. 


 

 

 

아일랜드. 

 

한국과 닮은 유럽의 섬나라.

축구경기를 할때 우리가 한일전에 열광하는 것 처럼, 

이들도 영국과의 경기에 열광한다. 


술을 좋아하는 것도, 

역사적인 부분들 까지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한다.

 

 

 

견디기 힘들다고 소문난 영국의 날씨처럼, 

 

아일랜드의 날씨도 마찬가지다. 

비가 올때 우산을 접으라는 이야기는,

어짜피 써도 젖으니 우산 망가지기 전에 곱게 맞고 다니라는 의미. ㅋㅋ

이런 일상적인 부분들을

하나하나 적어내려간 책이다 보니 

읽는 것이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일년 365일중에 270일이 비가 내리는 나라라고 하니 

말 다했지 뭐.


 

 

 

한국의 피시 앤 칩스와는 조금 다르지만

 

먹어보면 반한다는 더블린의 피시 앤 칩스.

맥주 안주로 진짜 이만한게 없는데 ㅠ

여행책을 보면서 자꾸 군침을 흘리게 되는건지...ㅠㅠ



 


 

 

책은 전반적으로 

 

아일랜드에서의 삶을 담은

'에세이' 같은 느낌을 보여주다가도 

동네 사람만이 아는 '숨겨진 맛집'을 소개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단순히 맛집들만 줄줄이 열거하는

가이드 북이 아니라서 

오히려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랄까.



 

 

 

 

유럽이라고 하면, 

 

우리는 막연히 동경하기에 바쁜데 

사실 아일랜드 역시 슬픈 역사가 있다. 

더블린을 가로지르는 '리피 강' 주변으로는 

'대기근 흉상' 이라는 조각들이 서 있는데 

실제로 공포 영화에라도 나올 법한 모습이 

생생하게 책에 담겨져 있어서 깜짝 놀랬다. 


사실 다른 나라를 여행하고자 한다면, 

우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부터 보라고 했던가...

가이드 북에서는 절대 접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까지 속속들이 담아내고 있어서...

읽는 내내 기분이 묘했다. 


1800년대, 

아일랜드 역사상 가장 참혹한 시기였던 이 즈음에는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깡마른 다리로 좀비같은 발걸음을 옮기며

이민길에 오른 사람들이 있었다. 

이 대기근 흉상은 그때의 과거를 

표정 하나하나 까지 담고 있는 것.


늘 안좋은 과거는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이 아니라

힘든 시기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중간 중간

아일랜드에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중 장기간 머물 사람들을 위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제일 탐났던 것은 바로 

집 렌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또 들락 날락.

괜히 가격 저렴하면...

가서 몇달 비비적 대고 싶은 마음이다.


 


 

 

문화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역사 이야기도 들려주고, 

또 풍경이야기도 이어진다. 

유럽의 10대 정원이라니 ㅠ

워너비잖아.


 

 

 

 

처음 더블린을 비롯한 렌스터 지역을 소개하고 

 

두번째로 남쪽에 위치한 먼스터 지역을 소개한다. 

각 챕터에서는 해당 지역을

붉은 빛으로 지도에 표시해서 구분 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이니스프리.

 

소녀시대 윤아?

ㅋㅋ 아니다.

이니스프리는 예이츠의 고향인 슬라이고 지역에 있는 섬 이름이다. 

바다에 떠 있는 커다란 섬이 아니라 

길(Gill) 호수의 가운데에 더 있는 아주 작은 섬이란다.


무식해서 아는 단어 나왔다고 잠시 좋아했다가...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하나하나 배우는 거지 뭐.

우리나라도 다 모르는데...


 

 

 

같은 아일랜드지만 

 

북 아일랜드는 영국령이다. 

하지만 따로 여권검사라던가 

입국 심사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타이타닉. 

 

내 유년시절을 글썽거리게 만들었던...

바로 그 영화.

그냥 북해나 발트해 어디쯤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 타이타닉의 승객 대부분이 

아일랜드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던

아이리시(아일랜드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과거의 기억들을 지나 현재로 오면, 

 

요즘 한창 재미있게 보고있는

'왕좌의 게임'으로 이어진다. 

허, 왕좌의 게임도 아일랜드에서 촬영을 했었다니...

이야기를 읽어보면, 

요즘 아일랜드에는 '왕좌의 게임 투어'라는 것도 생겼다고 한다. 

촬영지를 따라 이동하며 구경을 하는 투어인데 

인기가 상당하다고.


 

 

책은 이렇게 

 

사진과 삶, 그리고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간간히 섞여

진짜 일상처럼 적어내려가고 있다. 

단순한 가이드북이 아니라 

조금 더 깊게 아일랜드를 알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


언젠가, 

나도 저 길을 따라서 

달릴 수 있는 날이 올까.



 

 

 

요즘음 무작정 '떠남'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나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도피'가 되어서는 안된다. 

'목적'이 되어야 하겠지.





책 제목처럼

마음에 파도가 인다.

더 이상 거세지면 안되는데....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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