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이면 - 사람을 읽다, 책을 읽다
설흔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의 이면

설흔著 역사의 아침


책을 통해 사람을 읽고 인물을 통해 사람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다양한 인물과 책을 통해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조망한다. 그야말로 절묘한 구성이다. 과거에 읽어 본 서책도 있고 그렇지 못한 서책들도 있는데,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 때로는 의인화해서 픽션과 버무린 책이라 과거 그 문헌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조금 난해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읽었던 책들이라면 돋보기로 들여다보는 듯 책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소설을 썼다한다. 어쩐지....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저자의 주된 관심분야인 조선후기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라 엑기스만 요약이 잘된 것 같다.

두 편으로 구성되어 첫 편에는 책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이편에서는 사람을 통해 책을 이해하게 된다.

“객이 노인에게 물은 것은 임원에서 살 만한 집을 구하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이었다. 객의 선택은 그다지 그릇된 것은 아니었다. 노인 평생 고민해온 것이 바로 임원에서 우아하게 사는 방법이었으며, 그 고민의 결실이 나라는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던 터였으므로 노인은 별 다른 고민도 없이 곧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p122)

객은 마뜩찮은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나를 빌려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노인은 거절했다. 다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노인이 든 거절의 이유였다.“

서유구는 수십 년 동안<임원경제지>를 편찬해나갔다. 선비가 임원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았다. 죽기 직전에 이르러 책을 완성했지만 간행하지는 못했다. 1930년대에 이르러서야 경성제대와 보성전문학교에서 이 책을 필사 세상에 널리 알리게 되었으니 참으로 기구한 운명을 지닌 책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살아 있을 때  간행하고픈 꿈을 접어야 했던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의 죽음을 기록한 문헌을 보면 집착보다는 놓아버림에 가까웠던 것같다.(p130)

책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저자에 대한 이해와 시대 사회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저자를 이해하려면 역시 책을 통한 저자의 철학과 사상을 이해해와 시대 사회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좀 더 알찬 독서를 위해서라면 책에 인용된 책들을 먼저 읽고 복습하는 기분으로 읽으면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