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클럽
김쿠만 외 지음 / 냉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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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 신선하다. 숨 가쁘게 달리던 인생의 순간들이 떠오른다. 목적을 가지고,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달리기도 한다. 우리는 왜 달리는가? 달릴 때 사라지는 잡념, 숨이 차오를수록 또렷해지는 내 호흡. 오래 달리거나, 빠르게 달리거나, 가끔 달리거나, 꾸준히 달리거나—모두 각자의 이유로 달린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달리고 싶어졌다. 날씨 탓, 독서 핑계를 대며 집에만 있었는데,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러닝!<러닝클럽>이라는 앱이 있다. 주행 기록과 러닝 데이터를 관리해 주는 가상 러닝 앱으로, 일반적인 러닝 앱과 달리 ‘눈밭 달리기’, ‘뒤로 달리기’ 같은 특이한 기능이 있다. VR 퀘스트, 러닝 브리드라인, 소셜 네트워킹 기능도 제공한다. 


눈밭 달리기는 말 그대로 눈 쌓인 들판을 헤치며 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황당한(?) 취미에 동참한 사람이 또 나타난다. 테슬라. 둘은 음주 눈밭 달리기 기록까지 남기던 그 시절을 '낭만의 시절'이라 부른다.


창밖으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술을 사러 나갔다가 눈밭에 넘어지고 있는 조와 테슬라를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사람마다 달리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삶의 목표도 저마다 다르다. 이해할 수 없어도, 받아들일 수 있다. 달리는 모양이 ‘개 같다’ 해도, 네 발로 기어간다 해도, 즐겁게 달린다면, 그 모습 자체로 충분하지 않을까?인생을 살다 보면 제때 숨을 쉬지 못하고, 제때 땀을 흘리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은유든 신체적 증상이든, 그만큼 현실이 얼마나 숨 막혔는지를 보여준다.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날 때, 눈물도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것처럼.


호흡을 느끼며 달리는 것. 물리적으로 함께 있지 않아도, 함께 있음을 느낀다.달려서 도망치는 것의 장점을 알았다. 그 자리에서 달리면, 잡을 체력이 없는 사람들은 따라오지 못한다.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 얼마나 획기적인 도망인가!


육상의 꽃이 되지 못하고 실패자가 되어도, 그 속도로 그대로 달린다. 아버지와 함께 달린다.아는 만큼 보인다. 


보고 싶은 만큼 본다. 

그리고 삶은 보이는 것으로 부터 넓어지거나 좁아진다.

우리는, 그리고 나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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