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파일 시즌 5 박스세트(6disc) - 디지팩
크리스 카터 외 감독, 데이비드 듀코브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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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에는 이런 드라마를 잘 볼수가 없는 것 같다. 물론 꾸준히 재미있고 인기있는 시리즈들이 나오지만 엑파처럼 각각의 에피마다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함을 발산하며 다양한 재미를 주는 시리즈가 드물다.  이는 엑파의 에피들이 엑파라는 거대한 총론을 이루는 부분의 역할에도 충실하지만,   개별적인 이야기로서도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5시즌에는 그런 특징이 두드러진 에피들이 많다.

 고전적인 흑백화면과 셰어의 매력적인 노래, 호러와 코미디가 어우러진 "포스트모던 프로메테우스"    관점의 차이에 따른 전개로 포복절도할 코미디를 만들어낸 "배드 블러드"  등은 두고두고 기억될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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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환타지 7 : 어드벤트 칠드런 (2disc) - 할인행사
노무라 테츠야 외 감독 / 소니픽쳐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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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영화보다 드라마에서 보다 더 생기기 마련이다. 잘만든 드라마라면 오랫동안 등장인물의 소소한 일상을 같이하며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화의 캐릭터에게 사랑스런 매력을 주려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범함을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 대강의 캐릭터를 구성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이면서 감정을 충실히 구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드벤트 칠드런의 리뷰에 앞서 이말을 하는 이유는 우리들에게 익숙한 게임"파이날 판타지"(이하 파판)가 가지는 스토리 상의 매력과 감동은 영화보다는 드라마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엔딩까지 보는데 수십 시간의 소요시간이 걸리는 이 게임은 환상속 세계에서 특별한 인물들이 세상을 구하는 거대한 이야기면서도 개개의 캐릭터의 삶을 담고 감정선을 끌어올리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충분하게 담고  있다. 따라서 꿈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야기가 아니라 우연히 마주치고 만나고 좋아하고 질투하고 삐치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 의해 변하는 그런 일상적인 삶의 과정까지도 보여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파이날 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영화는 파판팬들의 기대를 판판이 깨버리고 있다. 이는 파판의 매력이 영화라는 형식의 특성상 일부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등의 외피적인 면들이 해당된다. 하지만 파판의 매력은 사소하고 자잘한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다른 모든 것들을 받쳐주는 것이기에 알맹이없이 외면만 화려하게 치장한 어드벤트 칠드런은 파판의 팬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물론 실패의 원인은 단지 영화를 못만들었기 때문이라기 보다  영화로 만들어서는 안 될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파판에서 2시간 남짓의 러닝타임에 담겨질 것을 추려보자. 지구도 아닌, 어떤 상상의 별에서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이것만으로도 벅차다. 연작도 아니고 2시간 안에 영웅이야기만 담기도 버겁다. 결국 익히 알려지고 많이팔린 파판7 그 후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차선책으로 삼은 듯하지만, 최선책은 파판을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더구나 어드벤트 칠드런은 대단히 훌륭한 구성의 파판스토리에 사족을 붙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2년전에 세피로스는 해체되었고 라이프 스트림화 되었으며,  이 때 클라우드도 세피로스로부터 또 과거로부터 자유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함께한 동료들을 가졌고 어떤 상황에서도 믿어준 티파가 있었으며,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하려 했던 에어리스의 의지가 함께했다. . 이미 혼자가 아니었고 그때문에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개인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세피로스 역시 라이프 스트림이 됨으로써 자신의 끔찍한 운명에서 해방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세피로스는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인 철저한 악이라기 보다는 자신한테 부과된 운명에 허덕여하는 연민이 가는 자였고, 따라서 엔딩 직전에 클라우드의 초구무신패참에 라이프 스트림으로 해체되는 장면은 클라우드의 해방과 동시에 세피로스의 해방이다. 결국에는 모든 개체가 하나되는 라이프 스트림이고, 그 흐름은 다시 새로운 개체가 되는 순환이 게임의 세계관 아니었던가.  세피로스의 파괴 의지가 다시 사념체로 구체화되는 것보다, 의지는 라이프 스트림에서 다른 모든 흐름과 한데 섞여져 다시 새로운 생명의 원료화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 흐름 안에는 세피로스가 가졌던 것도 있고, 에어리스가 가졌던 것도 있고, 지금껏 존재한 모든 의지들이 있다. 단 서로 합치고 섞이고 나눠지는 뒤엉킴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런 삶의 순환에서 굳이 세피로스의 파괴의지를 뽑아낼 필요가 없다. 물론 어드벤트 칠드런의 제작자는 그렇게 만들 수는 있다. 결국 해버렸고... 이미 그 상태로 완결된 구성의 깔끔한 이야기에 괜한걸 덧붙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트루엔딩보다는 사족이 되었다.

 

 대지의 따뜻함을 상징하는 에어리스, 그리고 그녀의 교회를 다시보는 기분은 묘하다. 항상 클라우드를 신뢰한  티파에 눈길이 머무른다.각자의 이유때문에 세피로스와의 결투에 참여했던 용사들을 보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루드와 레노의 만담에 흐릿하게 웃음짓는다. 하지만  정겹고  속깊은 대화가 사라지고, 감정의 발전역시 없어진 인형들을 보는 것은 추억이 사라진 자리에 억지로 기억만을 들추어내는 고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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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한빛문고 1
이문열 지음 / 다림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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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역시 십 년도 더 전에 이책을 초등학교 방학숙제로 읽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로 초등학생에게 권장할만한 수준의 책이 아니다. 사회의 권력 작용과 그에 적응하는 개인들, 그리고 권력의 교체에 대한 비유를 담은 이 책은 배경만 초등학교일 뿐, 우리 사회 전체를 풍자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권력층이 독점한 사회의 법칙에 분노해보고 그것에 대항해보지만, 결국 그 법에 굴복하는 것 외에는 생존의 방법이 없음을 깨달을 때의 절망감과 일단 굴종을 택한 이후에는 권력 수단을 확보하는 것에 더욱더 열을 올리게 되는, 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가진 치사함을 드러냈다. 

 그나마 소설에서는 새로 부임한 교사의 개혁으로 인해 모순된 권력구조가 청산된 것으로 그려지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오히려 폭압이 사라진 자리에 합법의 탈을 쓴 불의가 횡행하고 그러한 부정의 실력을 갖추고자 혈안이 된 수많은 엄석대들이 똑똑한 두뇌로 무장하고 배회하기에 더더욱 씁쓸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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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청목 스테디북스 58
에리히 프롬 지음, 설상태 옮김 / 청목(청목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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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롭게 세워두었던 가시를 나이가 들면서 점점 거두어 들이는 것은 세상에 익숙해져서라기 보다는  너그러워져서라고 생각한다. 날 선 개념의 기준으로 고정관념을 타파하기보다, 세상의 다양한 모습들을 받아들이기에 친숙해졌을 때 혹자는 세상과 타협했다고도 하지만, 그것은 또한 삶을 관조할 줄 아는 여유이기도 하다.

사랑의 기술을 비롯한 에리히 프롬의 저서들은  인간의 자유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었으나, 고민의 시작이 될지언정 해결이 되지 못한다. 어느 선에서 사랑과 집착의 구분이 생기며,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삶은 간단하지 않고 미분화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때로는 존재를 의탁하고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 생존하는데 더 낫겠다 싶은 극한적인 삶도 있다.

  하지만  삶의 어느 시기에는 분명히 가시를 날카롭게 하고 익숙한 관념들을 몰아내야 할 단계가 있으며. 사랑의 기술은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이후는 각자의 삶에서 그 과정 속에서 나름대로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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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통사 1 (제4판) - 원시문학 ~ 중세 전기문학
조동일 지음 / 지식산업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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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 입시과목 "언어영역 -문학편"을
공부하며 저절로
쌓여졌던
"문학"에 대한 느낌은
지겨움과 찝찝함을 동반한 것이었다.


즐겁지 않고
열심히 해도 허전하여
채워지지 않는다.


물론 내 자신의 무지와, 무지를 확대 재생산한 나태함이
지겨움과 찝찝함을 문학에 연결짓게 만든
주요한 원인이었을 수 있지만,
학생의 수동적 태도를 개선할 여지가 적었던
교사의 나열적인 수업 방식과
단편적  요약 위주의 교재도 한 몫을 담당했다고 본다.
10년의 세월이 지났건만, 아직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고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바뀌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문학의 가치는
시대 안에서
고민하는 사람과 밀착함에 있는데, 
수험대비 수업과 교재안의 문학은 그점을 결여하고 있다.

 

대학교용 교과서 '한국문학통사'는
고등학교 문학 수업의 그 '찝찝함, 지겨움'을 제거할 만한
대단한 책이다.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구조 안에서
문학과 철학을 연결시켜, 생각하고 고민하며 문학을
그려나갈 수 있다.
쉬운 문장과 분명한 표현 덕분에 쉽게 읽히는 장점까지 있으니
찌라시같은 입시용 교재 탓에
문학에 대한 반감만 높아가는
열의있는 고등학생들에게 더욱더 권하고 싶다.  오히려 한국문학통사가 입시용 교재보다 문학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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