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유통기한
레베카 설 지음, 금도희 그림 / 모모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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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설의 장편소설 로맨스 유통기한은 연애의 끝을 아는 순간 인간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정교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영화 <중경삼림>의 대사처럼 영원을 꿈꾸는 사랑의 본질을 '관계의 수명'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풀어내어 첫 장부터 깊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마다 이별의 기한이 적힌 의문의 쪽지를 받는 다프네의 삶은 예언 같은 기한 때문에 늘 절망과 불안의 연속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날짜가 없는 '제이크'의 쪽지를 받으며 소설은 진정한 사랑의 영원성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단순히 가벼운 로맨스나 칙릿 소설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다프네와 오랜 친구 휴고, 그리고 제이크가 가진 각자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인생과 커리어에 대한 성찰로 확장됩니다. 이별이 무서워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선을 긋고 살아가던 주인공의 모습은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우리의 방어기제를 거울처럼 비춰줍니다. 과거의 연애와 현재의 감정을 정교하게 교차시키는 플래시백 구성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으며, 인물들이 왜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며 살아왔는지 퍼즐이 풀릴 때마다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온 마음을 다해 불확실한 사랑과 삶을 마주하는 용기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배우 엠마 로버츠 주연으로 영화화도 진행 중이라고 하니, 원작이 가진 이 깊고 묵직한 감동을 스크린으로 보기 전에 꼭 소설로 먼저 만나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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