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반만이라도
이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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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도 알아보지 않는 사랑이라고 할지라도 

부숴진 마음을 모은다고해도 

내겐 특별한 것이라면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인생.

이선진 작가의 첫 소설집

단편소설을 모은 <밤의 반만이라도> 


여자들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자들의 삶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솔직하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부끄럽거나 지저분한 마음들을 감추지 않고 그렇다고 불편하게 하거나 지루하게 다루지 않았다. 


한 편, 한 편.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없어서 다음 단편을 읽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다음 편을 읽곤 했다. 

그들이 된 것 같이, 주인공이 사는 방에 함께 사는 것 같이, 화장실 문을 닫지 않고 일을 보는 소설 속 엄마와 사는 것 같이 깊숙히 빠져드는 소설들. 


나중에는 함께 눈을 뭉쳐서 눈사람을 만들고 싶은 소설. 

거짓말은 거짓말인데 진짜 같은 거짓말. 왜인지 그날부로 내게 잔뜩 화가 난 너는 며칠 동안이나 나를 본체만체했다. 한 번만 봐주면 안 되냐고 내가 암만 사정해도 묵묵부답이었다. 아빠가 현 아빠의 실종을, 새엄마가 아빠의 외도를 묻고 살아갔든 너 역시 내 잘못을 묻어줄 수 있어쓸텐데 그러지 않았다. 묻고 산다는 것. 그건 살면서 다시는 꺼내 보지 않을 보물을 마음속 깊은 고세 묻어두는 행위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보물을 묻어두었다는 사실을 평생토록 잊지 못하기 때문에 기어이 그것이 파묻혀 있는 장소를 다시 찾아 나서곤 한다.
<밤의 밤만이라도> 209페이지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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