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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 ㅣ 알맹이 그림책 13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최윤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11월
평점 :
표지에 홑이불을 뒤집어쓴 작은 동물이 서있다.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분홍빛 작은 동물이 왜 슬픈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첫장을 넘기면 화면 한 귀퉁이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군가 울고 있다. 작은 쥐, 조금 더 큰 양, 붉은 새 등 차례 차례로 동물들이 등장하면서 왜 울고 있는지 왜 슬픈지 물어 본다. 울고 있는 동물은 이유를 말할 듯 말할 듯 하면서도 흐느껴 울기만 할 뿐이다. 우는 이유를 모르면서도 다른 동물들은 울고 있는 친구에게 집중하며 곁에 있어준다. 울고 있는 친구의 덮고 있던 이불을 젖히고 서로 얼굴을 마주한다. 그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몸을 부대끼자 웃음꽃이 피어난다. 서로에게 기대고 누워있는 친구들끼리 함께 있는 마지막 장면, ‘이제 괜찮아?’라는 친구의 말에 답한다. ‘응’.
의인화된 동물이 어린이의 마음을 표현한다. 많이 슬퍼하고 있지만 왜 슬픈지 이유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이다. 울고 있는 아이에게 주변 친구들은 하나씩 둘씩 관심을 가지고 왜 슬픈지 묻는다. 슬픔에 빠져 말조차 하지 못하는 친구가 슬픈 이유를 모른다는 것을 알지만 친구들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몸을 부대끼며 함께 한다. 자신의 슬픔과 눈물을 알아주는 친구들이 있어 슬펐던 기억은 잊혀지고 친구들과 함께 웃음꽃을 피운다.
과감하게 배경을 생략하고 단순한 선으로 동물을 표현하여 보는 이들이 등장인물에 집중하도록 한다. 슬퍼하는 친구에게 슬픈 이유를 묻고 대답을 하지 않아도 함께 하며 눈물을 거둘때까지 기다려줄 줄 아는 친구들을 짧은 그림책을 통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