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 진경문고 6
안소영 지음 / 보림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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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 선비 이덕무는 뛰어난 재능에도 서자 출신이란 이유로 발이 묶인다. 책은 스물 한 살 조선 선비 이덕무가 쓴 짧은 자서전<간서치전(看書痴傳)>의 일화인 '햇살과 책과 나'로 시작한다. 작은 방에서 온종일 햇살을 따라 책을 보았다는 이덕무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신분제로 막혀있는 세상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진 못한 울분을 친구들과 책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며 녹인다 . ‘책만 보는 바보’는 이덕무와 18세기 조선 선비들을 역사에서 데려와 뼈와 살을 입혀 인간으로 우리에게 재현한다.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홍대용, 박지원 등 친구이자 스승들과의 교우로 더 큰 세상과 만난다. 이덕무와 그의 친구들이 시대를 뛰어넘는 글을 쓰고 그들이 무엇을 꿈꾸었나 책은 담담히 보여준다.  

18세기 신분제 사회에서 서자 출신 이덕무는 세상과 불화한다. 재능은 넘쳤으나 서자라는 이유로 정계에도 벼슬길에도 나설 수 없는 처지였다. 이덕무는 포기하고 재능을 낭비하는 대신 햇살을 쫓으며 책을 읽는다. 이덕무의 친구들은 때로는 울분을 터뜨리고 때로는 체념하며 시대를 견딘다. 이덕무와 그의 친구들이 책을 읽고 뜻을 세우고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친구와 스승들이 보여주는 드넓은 세상 때문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으나 그들은 시대와 정신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으며 질문하고 해답을 찾는다. 이덕무는 어느 날 고관대작의 아들인 이서구를 만나 그의 냉정한 당당함과 같은 서자출신 박제가의 울분을 견주어 본다. ‘책만 보는 바보’의 매력은 역사속 인물들에 대한 심리적 공감이다. 인간의 모습을 한 18세기 풍운아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친구 그리고 우정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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