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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ㅣ Dear 그림책
숀 탠 지음 / 사계절 / 2008년 1월
평점 :
다섯 장으로 구성된 책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아빠가 일을 찾아 떠나고 엄마와 아이만 남는다.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고 일을 찾아야하는 아빠는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전혀 모르는 곳에서 아이에게 길을 묻거나 살 집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공부하고 싶지만 생활을 위해 일을 해야하는 소녀를 만나기도 한다. 아빠는 거대한 공장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그 곳에서 전쟁을 피하거나 위험을 피해 온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일한다. 여러 날이 지나 편지가 오가고 드디어 가족을 만난다. 새로운 곳에서 삶을 꾸리는 가족들. 어느 날 또 다른 곳에서 누군가 이 곳에 ‘도착’한다. 아이는 그에게 길을 가르쳐 준다.
정든 땅을 떠나 새로운 곳에 도착하여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에게는 이야기가 있다. 책은 글 없이 그림만으로 수 많은 사건과 감정, 관계와 이야기를 표현한다. 책 표지의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만큼 세상의 수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새로 도착한다. 작가는 구름의 다양한 모습으로 시간의 흐름과 아빠의 심리적 고난을 표현한다. 입국을 위한 인터뷰 장면이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그림만으로도 풍부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 인터뷰 할 때의 긴장감과 떨림이 세심한 표정과 몸짓으로 전해 온다. 새로운 곳에 도착하여 어리둥절한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고 삶과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의 즐거움은 다시 온다. 잘 알지 못하여 선입견을 가지는 존재를 수용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는다. 숀 탠의 그림은 한 장면 안에 현실을 세심하게 표현하고 더불어 상징적으로 묘사된 장면들로 중첩된 의미를 전한다.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오감을 집중해야한다. 글 없는 그림책은 훌훌 보는 책이 아니라 세심하게 표현된 그림과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한다. 그림에 이야기를 더하고 뜻을 부여하는 것은 오직 읽는 이의 몫이다.
글없는 그림책
2007년 볼로냐 라가치 특별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