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스크
기리노 나쓰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덮는 순간 글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미처 느끼지 못한 온갖 어둠의 감정들이 펼쳐진다. 초딩들의 싸움처럼 치사하고 덜떨어져 보였던 순간들이 켜켜이 쌓여간다.  그렇게 커가고 그렇게 살아왔다. 질투와 상처, 고통을 부여안고 살아왔더니 숨쉬는 괴물이 되어 있다. 미추의 경계가 어디였던가? 누군가의 전락이 행복이 되고 아름다움이 벗꽃처럼 흩어져 가장 추한 꼴을 보이니 이제서야 세상이 살만하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 아무도 성숙해지지않고 누구도 희망을 묻지 않는다. 

소설이 보여주는 세상이 현실처럼 보여지기에 끈적하게 들러붙은 그 불쾌한 감정들은 쉬 사라지지 않는다. 시커멓게 보여 끝을 보지 못하는 우물의 심연처럼 꿀꿀하고 불쾌한 것들이 들러붙어 두려움마저 느끼게 한다. 621쪽 ,촘촘한 글씨의 압박을 이긴다면 네 여자가 상징하는 치졸한 인간 심리를 만날 수 있다. 궁상맞고 치졸하다 못해 비열한 인간들은 주변에 널리고 널려 책까지 보기 싫다고.... 아니, 그럴 순 없을 거다. 네 여자의 유혹은 무척 치명적이어서 이미 당신은 소설의 첫 문장을 읽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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