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 19세기 실학자의 한 사람으로, 호질이란 고전 소설의 작가로 열심히 암기했던 연암 박지원, 그의 역작 열하일기가 현대 인문학자의 손으로 되살아났다. 고전읽기...부담스럽다, 재미없겠다란 생각을 단박에 뒤집는 유쾌함과 진중함이 조화된 매력적인 글쓰기는 지은이에 의해 ‘유머천재’로 명명된 연암의 솜씨일 까 아니면 고전평론가로 불리길 원하는 지은이의 솜씨 일까? 누구의 솜씨이건 궁합이 잘 맞는 옛사람과 현대인이 만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있는 인생철학과 시대철학을 21세기 인류에게 말하고 있다. 명랑만화같은 연암의 유머, 제대로 낭만적인 연암과 그 친구들의 달밤의 산책과 풍류, 연경 사신단과 함께한 생사를 건 모험 등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고 여기서는 연암의 삶의 지혜를 살펴보자. 연암이 말한다.

 “벼슬살이도 역시 이와 같아서 바야흐로 위로 자꾸만 올라갈 때엔 일계, 반급이라도 남에게 뒤떨어질까 보아서 혹은 남을 밀어젖히고 앞을 다투다가 마침내 몸이 높은 곳에 이르매 그제야 두려운 마음이 생기니 외롭고 위태로워서 앞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길이 없고, 뒤로는 천길 낭떠러지인 까닭에 다시 올라갈 의욕마저 끊어졌을뿐더러 내려오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 법이니 이는 고금이 없이 모두들 그러한 이가 많을 것이다”

그리하여 21세기 현대인이 말한다. 맞습니다. 어르신, 가슴에 새겨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