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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만세 - Vive L'Amou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대는 남자와 여자
대화는 없다. 음악도 없다
아파트에 들어선다, 곧 옷을 벗고 원초적 행위에 몰입한다. 허기진 짐승처럼!
또 한 남자 우연히 아파트열쇠를 주웠다.
갈 곳이 없으므로 이 곳에 왔다. 그들 보다 먼저,
메마른 마음을 적셔줄 물을 마신다
칼로 손목을 긋지만 쉽지 않다,칼이 떨어지고 한두방울 피가 떨어진다
이렇게 차이밍량의 애정만세는 시작된다.
허기진 영화.
메이는 빈 아파트를 사고 파는 부동산 중개업자. 소강은 빈 납골함을 판다.
아정은 도심의 가게들이 자리를 비운 한밤과 새벽을 틈타 옷을 판다.
빈 아파트에서 세 사람은 이리 저리 스치고 만남을 계속하지만 소통에 이르지 못한다.
소강은 수박을 상대로 입맞춤을 하고 볼링을 하듯 굴려보고, 식욕을 채운다
메이는 빈 아파트를 서성이며 일하고, 냉장고에서 인스턴트빵을 엄청난 식욕으로 먹어치운다
아정과 메이는 인간의 가장 내밀한 행위를 하지만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소강은 아정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표현할 수도 다가갈 수도 없다.
소강은 빈 아파트에서 검은 원피스로 몸을 감싸고 ‘허’함과 고독속에 잠겨든다.누군가의 표현처럼 그들은 대만의 대도시속에 떠있는 고립된 세 개의 섬을 각기 차지하고 있다.서로 닿을 수 있을까?
감독은 지독한 소외와 고독을 무미건조한 영상속에 담아넣고 있다.
영화는 소외감과 울음조차 메마른 외로움을 본다.
외로운 존재를 녹일 수 있도록 육체를 달래본다. 정사의 순간이 지나고 아침이 밝는다.
아침, 나는 길을 떠난다. 아니 ‘메이’ 그녀였던가. 횡단금지구역을 지나 사각형으로 뻗은 황량한 공원길, 또각이는 메이의 하이힐 소리....
바람이 불면 메이의 머리카락이 나의 얼굴을 덮고 난 공원벤치에 앉는다. 내 속의 모든 오물을 끌어내듯 메이는 울음을 터트린다.울고있는 이 여인을 달래기위해 아무도 달려오지 않는다.
카메라는 단 한 번의 외도도 없이 잔인하게 메이의 아침의 울음,6분을 보여준다.
그리고, 생각한다. 산다는 건 황량한 공원 한 켠에서 누구의 관심도 없이 우는 것 아닐까.
본질적인 삶의 고독과 마주한 내 모습에 말한다. 너만 그런 건 아니야,우리 삶은 문득문득 메이와 같아. 그리고.....
주위를 둘러본다.그럼에도 삶속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않은가. 내가 울 때 내 어깨를 감싸주는 그(그녀)가 있지 않은가. 그(그녀)가 울 때 내가 보듬을 수 있지 않은가
희망없는 도시의 일상을 한치의 수식어도 없이 대하는 아주 더러운 기분.
............긴 고통과 짧은 순간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