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 착한 아이, 장녀, 엄마, 며느리. 이름표를 붙이면 인간은 그 이름표대로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때로는 그 이름표를 떼어내 잠시 내려놓아도 좋으련만 왜 그러지 못하는 걸까? 내 삶을 타인의 시선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호리병에 갇힌 오리는 저자의 모습이었다. 『오리와 호리병』의 저자는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를 떠올리게 한다. 목사인 아버지의 아들로 자라며 '착한 아이'라는 이름표를 떼어내지 못한 채 불안에 떨었던 사춘기의 싱클레어처럼 말이다.
싱클레어가 자신의 호리병에 조금씩 균열을 내며 스스로를 발견했듯이, 작가는 '착한 아이'라는 틀을 뺀치를 들어 깨부셔 간다. 그리고 고유한 빛으로 자신의 궤도를 지키는 별처럼,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