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구년유월, 어느 날의 일 - 김석 장편소설
김석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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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1946년 경성에서 시작해 대구를 거쳐 1949년 제주에 이르기까지.

혼란의 시기에 좌익과 우익간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남로당이 일으킨 무장봉기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룬다.


작가는 시간을 따라가며 인물들의 감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또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세밀하게 보여 준다.

소설은 숨 가쁘게 전개되지만, 

그 가운데서도 내 마음을 멈추게 했던 것은 좌익도 우익도 아닌, 결국 모두 같은 민족이었음을 확인하는 순간들이었다.



그래도 같은 조선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p.182



총과 칼, 죽창과 쇠 파이프, 몽둥이까지.

함께했던 동지와 가족, 마을 주민들이 서로를 짓밟고 학살하는 참혹한 장면들에서 울분이 치밀어 오른다.

그 비극의 대가로 남겨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김득구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고르는 듯했다.

그리고 이윽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당분간만이라도··· 

네가 내 얘기를 들어줬으면 해."

효순은 사내의 그 '부탁'이라는 게 부담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효순아, 너의 얘기도 들려줬으면 해."

p.503


소설 속 마지막까지 남겨진 인물 김득구와 고효순의 대화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김경일의 마음 트래킹』에서 '불안은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과정에서 누그러질 수 있고, 분노는 누군가 진실을 이해해 줄 때 비로소 잦아든다'라고 이야기한 대목이 떠오른다. 


김석 작가는 제주 4.3 사건이 특정 시기와 공간에 국한되어 머무르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소설 속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주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제주 4.3 사건은 같은 민족 간의 총부리를 겨눈 비극이지만 상기시켜야 하는 우리의 역사이다. 

이 소설을 통해 다시 한번 그날을 기억하고 더 이상 반복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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