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원의 두근두근 - 동물수상록
박찬원 지음 / 라의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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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기대, 설렘, 불안, 떨림, 긴장? 

작가는 어느 지점에서 시선이 멈추었을까?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사진 속에 'picture 2. 끊어지지 않는 탯줄'을 보는 순간 울컥한다. 

그곳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나도 두 아이의 엄마였구나. 


동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들 덕분에 동물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간다.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신비함에 빠져든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불편한 감정이 밀려온다.

'너희는 어떤 연유로 여기까지 흘러와서 이곳에 갇혀 있는 거니?'

그들은 인간의 언어로 답하지 않는다.

작가는 내가 듣고 싶었던 질문의 답을 사진으로 들려준다.




사진 찍는 시간은 생각하는 시간이다.

나를 돌아보고 인간을 생각한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대화한다.

돼지 속에 엄마가 있다.

참회하고 속죄한다.

새로운 결심도 굳힌다.

마음이 깨끗해지고 단순해진다.

돼지와 이야기를 나눈다.

숨을 교환한다.

탄생을 보고 죽음을 보고 본능을 본다.

생명의 의미를 찾는다.

박찬원의 두근두근, 라의 눈, 동물 수상록, p.015


서른 살에 혼자가 된 작가의 엄마는 아들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엄마는 죽지 않았다. 생명의 마지막 끄트머리까지 다 쓰고 서서히 사라져 갔다. 

마른 낙엽처럼 물기를 다 소진하자 바람 타고 날아갔다.' p.166


작가는 돼지와 말, 젖소에게서 엄마의 모습을 본다. 

인간에게 길들여진 그들은 말이 없다. 

그저 묵묵히 인간들이 원하는 것을 내어줄 뿐이다.

그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여긴다.



인간은 자신들이 누구보다 특별하고 위대한 존재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한다.

작가는 동물들의 생로병사를 따라가며, 인간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엄마돼지와 아기돼지를 이어주고 있는 탯줄, 어미젖 냄새에 파묻혀 자고 있는 아기돼지들, 사랑의 키스를 나누는 말, 죽어가는 말의 눈빛까지.


동물들은 자연에 순응하며 본능에 충실할 뿐이다.

오직 인간만이 자연을 거스르며, 자신의 입맛대로 쓰고 버린다.

책을 다 읽고도 내려놓기가 힘들어진다.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나눌 줄 아는 존재였는지 묻게 된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눈을 마주친다.

모든 것을 포기한 눈이다.

반쯤 감고 있다.

힘이 하나 없다.

슬픈데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

아픈데 소리도 못 지른다.

얼굴 주름이 아래로 쳐졌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빌고 또 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는다.

내가 밉다.

박찬원의 두근두근, 라의 눈,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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