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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 ㅣ 괜찮아, 괜찮아 2
아르노 알메라 지음, 로뱅 그림, 이충호 옮김 / 두레아이들 / 2012년 7월
평점 :
철없는 우리 신랑 아이들에게 애정을 확인하고자 할때 한번씩 " 아빠 이러다 죽을 것 같아."를 하고 합니다.
장난치고 까르르 거리던 딸아이 둘다 그 소릴 들으면 금세 달려와 아빠를 끌어 안으면서
"안돼요. 아빠! 죽으면 안돼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우리랑 있어야죠."
그제서야 "허허~~그렇지?" 싱글거리곤 합니다. 에그....
언젠가 초등2학년인 큰 아이가 공부하다 말고 안아달라더니 그러더군요.
죽으면 어디고 가냐고..
다신 못 만나고 안을 수도 없으면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궁금하다고..
품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죽음에 대해 어떻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 막연한 느낌이었었는데
두레출판에서 나온 '괜찮아 괜찮아' 시리즈 중
'할머니는 어디로 갔을까'가 저의 고민을 덜어줄 것 같아 아이와 함께 보았어요.
(참고로 '괜찮아 괜찮아'는 아프고 상처 받은 어린이들의 마음을 토닥여 주고,
어른과 어린이가 가슴에 담아 놓은 이야기를 꺼내서 더 많이 나눌 수 있도록 해 주도록 도와주는 시리즈에요.)

제목에서 느껴집니다.
할머니의 부재에 관한..
죽음에 관한 아이의 물음이 제목이네요.

할머니의 죽음에 관한 전화를 받은 아빠 표정 보세요.
놀람과 허망함이 느껴지죠?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그림에 잘 나타나있어요.

요란하지 않은 색감과 여백이 느껴지는 그림으로 이 책 주제에
맞게 적절히 표현되어 진 점도 좋았답니다.

장례식을 끝내고 방학을 맞아 간 섬에서 아빠는 말합니다.
"여기가 바로 천국이군!"
돌아가신 할머니의 모습과 성격을 떠올리고
할머니의 살아생전 취미생활과 일상 모습들을 그려보면서
'~할 지도 모른다. ~하시겠지...' 식으로 회상을 하지요.

마지막 주인공의 얼굴 좀 보세요.
숙제를 끝낸 홀가분해진 학생의 표정으로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할머니는 늘 내마음속에 있을 거고, 나는 할머니를 생각할거야."

슬퍼서 인정하기보다 부정을 하게 될수 있는 죽음에 대해
서정적인 그림과 아이다운 발상으로 편안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도록 풀어주고 있는 이 책이
저는 참 고맙고 좋네요.
우리 아이도 죽음에 대해 미리 염려하고 큰 슬픔에 빠지지 않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