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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 해제ㅣ드레퓌스 사건과 지식인의 양심 ㅣ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47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책세상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는 건 무서운 말이다. 그는 집단을 위한 국수주의적 태도로 모든 것을 무마하고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 결국 모든 사람이 이롭게 될 것이라는 '대의'의 환상은 결국 소수의 몇몇 인간만을 제외하고 모두를 괴롭게 할 뿐 아니라,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재하지 않도록 한다. '대의'나 국가에 자신을 투영하여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위험하다.
에밀 졸라가 드레퓌스 사건에 뛰어든 건 다른 이유가 아니다. 죄 없는 자가 잔혹한 형벌로 괴로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 부정함을 바로잡으려는 너무나도 당연한 인간적인 이유였다. 그러한 인간으로서의 당연함을 이룩하기 위한 고발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이자, 인간으로서의 역할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시온주의를 불러왔고, 시온주의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중동 전쟁의 서막이 되었다. 반유태인의 세력은 유태인 세력을 모아 또 다른 국수주의 세력이 만들어졌다. 결국 화와 분노는 또 다른 화와 분노를 만들어낸다.
대체 무엇을 위한 희생이고 무엇을 위한 분노인가? 쓸데없는 분류로 나누어 집단주의적 국수주의가 되어버린 민족 중심, 국가중심적인 인간 집단은 만족을 위해 갈등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 갈등은 결국 만족을 깎아내리기 마련이다. 이 끊이지 않는 갈등에 우리는 한 명의 인간으로. 또는 한 명의 지식을 지닌 인간으로 어떠한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