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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3E 쓰리 ㅣ Medusa Collection 9
테드 데커 지음, 김효설 옮김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그게 스릴러의 매력인 것 같다.
내게 최고의 스릴러 소설을 꼽으라고 한다면 작품보다는 작가가 먼저 떠오른다.
막심 샤탕
달콤한 느낌을 주는 이름과는 달리 정말 악~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인간 본성에 내재된 악에 대해 이야기했던
<악의 영혼><악의 심연><악의 주술>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어쩌면 권력자들의 거대한 이익 다툼 게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거대한 음모로 몸서리치게 만들었던 <악의 유희>까지...
올해는 <라이어>를 통해 새로운 작가를 만났다. 존 하트. 이 작가도 이름은 달콤하다.
그리고 오늘 범죄, 사회 문제, 종교 문제, 심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또 한 편의 스릴러를 만났다.
바로 테드 데커의 <쓰리>
28세의 신학도 케빈 파슨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3분 안에 죄를 고백하지 않으면 그의 차를 폭파하겠다는 위협이었다.
정말로 3분 뒤 차는 폭발하고 평범해 보이던 신학도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과거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나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범죄자의 표적인 된 케빈 파슨,
FBI 수사요원 제니퍼,
케빈 파슨의 오랜 친구 사만다를 중심으로 긴박하게 사건을 풀어나간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범인은 케빈의 죄를 고백하게 하고
그렇게 케빈의 과거가 밝혀진다.
자신을 입양해 키운 이모에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학대당하고
열한살에 유일한 친구 사만다를 죽이겠다고 위험한 동네 아이를 창고에
가두었던 죄책감을 간직하고 있었던 케빈 파슨.
범인은 당시 케빈이 가두었던 슬레이터일 것으로 추정된다.
짧은 시간, 범인과의 치열한 두뇌싸움 여기까지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라는 생각과 함께 범인이 누구일까를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범인은 중반쯤으로 가면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범인을 예측하고 흥미가 떨어질 때쯤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등장인물 역시 독자가 예측한 범인을 범인으로 예측하면서
거기에 얽힌 종교, 심리, 사회 문제가 부각되는 것이다.
이제 왜 주인공이 신학도였는지 이해가 간다.
그리고 작가 소개에 언급되었던 '기독교 스릴러'의 의미도,
작가는 스릴러라는 흥미진진한 방식을 빌어
선과 악,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소설은 흥미롭게 그 목적을 달성했다.
작품의 마지막에서 프랜시스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우리 모두에게 슬레이터와 사만다가 본성의 일부로 내재한다고 믿습니다.
나만 해도 존이자 슬레이터이자 사만다지요."
나 역시도 나인 동시에 슬레이터이자 사만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