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된다 잃어버린 것들의 책 나는 성장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은 최소한 기본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400여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도전을 했다. 동화와 성장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요소가 모두 들어 있었기에...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동화는 동화이되 잔혹 동화였다.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어머니를 잃고 새어머니와 이복동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동화 속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소설 초반은 어머니를 잃고 새가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동화 속 세계에 묻혀 사는 소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동화는 언제쯤 나오나 궁금하기도 했다. 동화 속 세계로 들어간 후에는 비록 많은 부분 생략되어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상상가능한 수위 높은 잔혹함에 중도에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가면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위기를 겪고 좋은 사람의 도움도 받으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소년의 모습은 성장소설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비록 소설 속에서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전쟁이라는 현실 역시 잔혹한 동화의 세계와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평소에 자신이 가장 무서워하던 괴물의 존재를 동화 속에서 만나 물리치면서 소년은 더 이상 떼쓰고 투정부리는 아이가 아닌 늠름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 잔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어른으로... 잃어버린 것들의 책을 잃으면서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던 영화가 하나 있다. 바로 판의 미로... 전쟁을 배경으로 잔혹한 현실 속에서 상상 속 공간으로의 도망을 꿈꿨다는 점과 그 상상이라는 것이 아름답기 보다는 기괴하다는 점에서 그랬던 것 같다. 영화의 결말은 비극에 가까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