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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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문득 엄마의 얼굴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어느새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염색을 하지 않으면 숨길 수 없을 정도로 흰머리가 난 우리 엄마.
딸에게 예쁘고 좋은 것만 입고 먹고 가지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화장품 하나 못 사는 분.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수없이 많은 밥상을 차리지만 정작 본인을 위한 밥상을 차려본 적은 없고
다른 사람이 차려준 밥상을 받는 것이 마냥 어색하기만 한 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그런 엄마를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마냥 의지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챙겨드리지 못하는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읽게 되는 책.
꼭 나의 엄마는 아니더라도 한국인이 엄마, 어머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수많은 식구를 먹이고 동물을 키우고 농작물을 키우는 어마어마한 노동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번 안하고 독립한 자식들의 먹을 거리까지 챙기는 분.

책을 읽는 내내 어리고 철 없던 시절에는 대들기도 많이 했지만
어느새 가장 가깝고 편한 친구가 된 엄마,
그리고 나의 엄마보다 엄마를 부탁해의 엄마를 더 많이 닮은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더 잘 해드려야 겠다고
나중에 회한으로 가득한 반성문을 쓰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오늘 저녁에는 엄마 손을 꼭 잡고 동네 산책이라도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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