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뇌 - 일상에서 발견하는 좌우 편향의 뇌과학
로린 J. 엘리아스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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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제목이 ‘Side Effect’. 흔히 부작용으로 해석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그게 아니다. 여기서 ‘side’왼쪽/오른쪽중 어느 한 쪽을 의미하고, 그래서 ‘Side Effect’는 왼쪽과 오른쪽 중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누가? 바로 우리! 인간이.

 

당연히 오른손잡이/왼손잡이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인간에게서 왼손잡이는 10% 정도다. 아주 오래된 벽화로부터 나온 증거는 50세기 동안 오른손잡이 편향이 유지되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여러 가설이 제안되어 왔지만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그런 정설은 없는 듯하다. 나이든 사람들에서보다 젊은 사람들에서 왼손잡이의 비율이 높다는데, 이에 대해서도 완전히 상반된 해석이 있을 정도다. 한 가지는 왼손잡이의 수명을 얘기하고, 다른 한 가지는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변화를 거론한다. 역시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아직 모른다.

 

이 오른손잡이/왼손잡이에서 시작한 편향성은 갖가지 편향으로 나아간다. 놀라운 것은 이에 관해서 적지 않은 연구자들이 간단한 관찰에서, 아주 기발한 실험으로 연구해왔다는 점이다(물론 이 책의 저자 로런 엘리아스가 그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그만큼 풍부해졌다고 할 수 있다.

 

여러 편향성 가운데 가장 놀랍고, 흥미로운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키스의 편향성이다. 사랑하는 사이에 키스를 할 때 거의 대부분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과연 그렇다. 또 여러 사진들, 혹은 드라마를 보더라도 그렇다. 왜 그럴까? 잘 모른다. 더군다나 아기에게 뽀뽀를 할 때나, 사랑하지 않는 사이에 하게 되는 키스에 편향성이 없다는 것을 보면, 뭔가 있기는 한데, 왜 그런지 모른다.

 

다음은 아기를 안는 방향의 편향성이다. 이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대부분이 한쪽으로만, 즉 왼쪽으로 안는다. 역시 생각해보니... 과연 그렇다. 왜 그럴까? 역시 몇 가지 설명이 있긴 하다. 심장이 왼쪽에 있어서. 왼쪽으로 안으면 오른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으니까(대부분이 오른손잡이니까). 그러나 역시 정답은 모른다. 그저 추측일 뿐이다.

 

그밖에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방향을 주로 보이는 편향성도 상당히 재미있는데, 그냥 그렇게 한쪽 방향을 많이 보인다는 것보다도 감성적인 면을 보이고 싶을 때랑, 이성적인 면을 보이고 싶을 때의 방향이 다르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 과학자는? 그렇다. 오른쪽 뺨을 많이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편향성 가운데 적지 않은 것들이 문화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편향성이 인간의 유전자에 심어진 것일지 모른다는 견해에 대해 다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말하자면 글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문화에서 보이는 편향성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문화에서는 편향성이 없어지거나, 아니면 아주 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왼쪽, 오른쪽의 편향성은 문화적인 것인가?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쓰고 읽는 문화에서 완전히 반대의 편향성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내 생각인데, 유전적인 편향성이 문화를 만나 증폭되거나 약화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재미있는 얘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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