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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에서 더 배우고 성장한다 - 스트레스를 스트렝스로 바꾸는 방법 ㅣ 아우름 47
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21년 1월
평점 :
아이가 며칠 아픈 후에는 부쩍 커보인다는 말이 있다. 마음이든 몸이든 성장하려면 꼭 아파야 하는걸까? 그렇다면 자라지 않겠다고, 그냥 어린아이인 채 있겠다고 다짐했던 때도 있었다.
또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될수 있으면 상처받지 않기를, 평탄한 나날을 보내길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은 살아있는 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도로에서 나 혼자 운전을 잘 한다해도 교통사고가 나는 것처럼 의지만으로 안되는 것이 일상이다. 그걸 이제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stress를 strength로 바꾸는 방법은? ACE를 기억하세요! (침대아님)
Accept
Choose
Encourage
받아들이고, 선택하고, 격려하라.
이 세 가지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자신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는 노력,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는 약간의 뻔뻔함.
많은 사람들이 기쁨, 즐거움, 설렘 같은 감정은 격하게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우울함, 질투, 시기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애써 모른척 하려한다. 나 역시 우울 에피소드가 처음 찾아왔을 때 외면했다. "아닐거야" "일시적인거야" 그런 감정들은 뒤돌아 서는 것 같지만 금세 몇 배로 커져 뒤통수를 친다.
이제는 이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면 생각한다. "왔구나"라고. 이건 책 '말 그릇'의 저자 김윤나 씨 강연을 통해 배운 것이다.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 받아들이면 이것들은 꼬리를 내리고 잠잠해진다. 잠깐 머물다 간다. 그러나 이름 없이 모르는 척 한 감정들은 먹이를 찾아 서성이는 야생동물처럼 나를 위협한다.
몇해 전 참석한 손미나 작가의 강연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물건은 목적이 먼저 있고 그 후에 존재가 만들어진다.
[앉을 곳이 필요하면 → 의자를 만든다 / 쓸 것이 필요하면 → 연필을 만든다] 그러나 사람은 존재가 먼저 만들어진다. 필요해서 태어났다는 건 좀 위험하게 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왜 태어났지?" 라는 물음은 의미가 없고, [내가 있다 → 무엇을 어떻게 할까? 어떻게 의미있어질까?]가 더 나은 질문이라고 했다.
그 이후로 '왜'보다 '무엇'과 '어떻게'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
공지영 작가도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에서 이야기한 적 있다. 우리는 당위성 때문에 불행해진다고. 부모는 당연히 나를 위해 헌신해야만 하고, 단짝친구는 당연히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서는 안되고... 그 '당연히'라는 말.
인생은 나를 위해 '당연히' 세팅된 무대가 아니기에, 행복하고 즐거움만을 준비해둔 것이 아니기에. "할 수 없지 뭐, 어쩌다 좋은 것이 인생이니까."라고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
만약 안좋은 상황이 닥쳤을 때 선택은 두가지다. 절망하는 것과 다시 시작하는 것. 나는 그 중에서 어렵지만 상황이 바뀌는 '다시 시작'을 선택하겠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다. 다시 시작해서 실패하더라도 가만히 있지 않고 한번 더 실패라는 기록을 쌓겠다.
생각을 선택하는 것, 프레임을 옮겨보는 것. 지금까지 훈련받고 또 훈련시켜왔던 것들이다. 그러나 실감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저 헤어졌습니다"라고 얘기하면 다들 불쌍하게 보고 위로를 해주었단다. 일부러 나는 웃으며 "이제 넌 자유야! 다른 사람 만날 수 있어!"하며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그렇게 말할 줄 몰랐다며, 툭툭 털어내던 녀석의 얼굴도 떠오르고.
또 내 연애가 끝났을 땐, 결혼한 친구가 "난 너가 부럽다. 우린 헤어지려면 도장찍어야해."라는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었다.
어렵지만 꼭 필요한 것. 관계를 선택할 때 내 기준이 하나 있다. 지난 5년 간 내게 영향력이 없던 사람은 앞으로의 5년도 그럴 것이다. 5년을 10년으로, 20년으로 바꾸어도 된다. 반대로 지난 1년 간 내게 중요했던 사람은 앞으로의 1년도 중요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sns의 관계도 현실의 관계도 가지치기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응원단, 나의 유일한 편은 나인지라 이런건 또 자신 있다. 특히 영화 'TENET'을 보고 더 확실하게 생각한 것은, 시간을 돌려 그때로 돌아가도 난 그게 최선이었다.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되어있다. 라는 것... 그러니 후회는 조금만 하자.
셀프 토닥토닥이 심한 것 같지만, ㅎㅎ 이래야 흑역사를 견디고 미래로 걸어갈 수 있는 우리이기에. 실수해도 한번 외치고 터벅터벅 가자. "또 하나 배웠네요^^"
결국 피하고 싶은 스트레스를 잘 보듬고 어루만져서 내 강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
트위터리안 '셀럽 맷'님의 어록 "눈물 닦으면 다 에피소드"란 말, 또 이문세 곡 '슬픔도 지나고 나면'의 가사에 공감하며...
이제 난 자신의 아픔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사랑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