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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키워라 - 부모역할이 바뀌면 아이의 미래가 바뀐다
류랑도 지음 / 엘도라도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아이를 키우는 것 만큼 힘든 것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이 키우기 어려운 이유'중 단연 첫 번째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가르쳐 줄 수는 있겠지만, 책임져 줄 수는 없다.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하기도 하거니와, 책임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기는 과연 언제란 말인가? 한 사람의 삶은 그 사람이 생을 마감할 때에도 감히 훌륭한 삶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없을진데, 어떻게 책임을 논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내 아이에게 세상을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는 없지만, 더 나은 삶에 대한 배경은 만들어주기 위해 늘 고민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고민이 고민이 된다. 이러한 고민은 태생적으로 완전히 해소될 수 없기에, 그 고민을 위한 고민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본다.
그 고민의 자투리에서 이 책을 펼쳐들었다. 일단, 목차부터 심한 불편함이 몰려온다.
'부모의 욕심으로 망가지는 아이들', '자녀의 꿈을 빼앗는 부모', ' 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하는 부모들', '도전정신을 빼앗는 과잉지원', '1등주의에 인성이 병든다' 등...
모든 이야기들이 나의 이야기인듯 부끄럽다. 욕심과 애정의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도 아직 정립하지 못했고, 세상의 틀에서 아니면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결과물의 틀을 짜놓고 아이를 끼워넣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안전과 안정이라는 미명하에 아이의 자립과정을 방해하고 있는 지도 모를일이라는 자책이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슴에 와 박히는 말이 권위와 권위주의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한 자녀 혹은 두 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사회성의 약화와 예절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기에, 내 아이 만큼은 그러한 시각들에서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권위와 권위주의를 혼동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또 다른 사람이다.'
아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다. 결국 세상에 태어나 생을 마칠 때까지 살아가는 것은 아이의 몫이다. 인위적으로 아이의 삶을 바꾸려 하는 것은 오히려 그냥 두는 것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직 완전한 사회인이 되지 않았기에 온전히 혼자의 눈으로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의 눈으로 보고 듣고 생각할 줄 아는 방법만 일러줘도 되지 않을까?
리더가 아닌,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통제하고 바꾸려 하지 말고 스스로의 힘을 믿어주고 기다려 줘야 겠다.
'내 아이는 나보다 나은 눈으로 보고, 나보다 밝은 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