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덜컥 집을 사버렸습니다 - 입사 6년 차 90년생의 좌충우돌 내 집 마련기
유환기 지음 / 애플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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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 같은 생각하지 말고 더 오르기 전에 대출받아서 집 사라. 빚 무섭다고 전세 살면 집주인만 배 불려 주는 꼴이다. 월세

낸다고 생각하고 매달 원리금 상환하다 보면 집이 한 채 생겨 있다." 거칠지만 친절한 이 형들은 이미 3~4년 전에 야수의 심장으로 대출을 받아 자가를 소유 중인 사람들이다. 174


유환기 작가의 《서른, 덜컥 집을 사 버렸습니다》를 읽었다. "입사 6년 차 90년생의 좌충우돌 내 집 마련기"라는 부제를 봐도 '와, 젊은 나이에 집까지 마련하고 대단하다. 재테크를 잘한 걸까? 아님 부동산 정보가 빠삭한 걸까?"하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좋은 직장을 구해 괜찮은 연봉을 받아 가며 나름 잘하고 믿었던 재테크가 솟구치는 집값에 비하면 돼지저금통 속에 모인 동전처럼 짤짤이 재터크라 여겨지며(15) 오피스텔 만료기간이 다가오자 2년 전 전세금에다 은행 대출받은 것을 더하면 자가를 구하고 몇 억은 올라있을 것이며 떠돌이 신세도 면했을거란 현타를 맞는다. 

그러면서 대안은 두 가지, '집을 산다'와 '당장은 사지 않는다(주택청약을 노린다)로 좁혀지고 주택청약을 생각했을때 당첨 확률부터 공급시기까지 불확실성이 커보여 마음을 접고 아파트매매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다. 그 과정속에 도움을 준, 강동구에 호가가 무려 두 자릿수인 아파트를 소유하는 k형과 임장을 다니며 감각을 키우고, 상도동에 32평 국평 아파트를 구매한 j형과 발품을 팔기에 이른다. 그러다가 구리시 수택동에 사는 워런 B핏 형님을 만나 정점을 찍는다. 그는 저자가 1억을 모으는 동안 결혼하면서 산 아파트를 굴리고 불려 20억 가까이 만든 인물이다. 


📖🏤 아파트 보러 다니면서 슬금슬금 높아진 눈은 '5천만 원만 더 있으면 계단식을 살 수 있을 텐데'로 시작했다가 점점 '1억만 더 있으면 평수를 늘릴 수 있는데'로 발전하고, 급기야 '3억만 더 있으면 신축도 가능하지 않을까?'로 주제넘은 점프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자기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정 안 되면 부모님이 보태 주시겠지.'하며 막연한 기대를 품는다. 112


++ 서울 시내 저평가된 매물을 찾으려다 경로를 틀어 현재 가지고 있는 예산과 당길 수 있는 돈, 대출 시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을 확인하며 현실적인 매물을 보기 시작한 저자. 


📖🏤 고민은 빠르게, 계약금은 속전속결로. 매물을 보고 오던 날 몇 시간만에 공인중개사에게 전화해 매수 의사를 밝힌 것 자체는 일단 잘했다. 그렇게 우선 확보해 뒀으면 고민도 빠르게 해야 했다. 내 경우 결정이 지체된 이유가 정보와 확신의 부족이었는데, 사전에 미리미리 알아보고 공부해 두는 것이 필요함을 배웠다. 61


++ 저자는 결국 '확실한 호재, 강남 접근성, 1주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워런 B핏' 형님의 매수 이유를 듣고 여러 고민의 과정 속에 구리의 한 아파트를 매수하려 하였으나 마지막에 계약금을 걸지않아 웃돈을 얹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한 달 새 5천만원이 오르더니 석 달이 지나자 1억까지 오르는 것을 보며 아쉬워했다. 


'지난 일을 발판 삼아 다시 도전하려는 의지도, 훌훌 털어 내고 미래 청약이나 기약하는 호방함도 어느 하나 갖추지 못한 채 꽁하니 앓고만 있었다.'(63)는 저자는 구리시 수택동에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고 '집주인'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마치 알고 지낸 사람마냥 함께 울고 웃고하다보니 결국 인테리어까지 깔끔하게 마치고 어엿한 집주인이 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서른덜컥집을사버렸습니다 에는 저자의 생생하고 솔직한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거쳐온 주거 공간에서의 추억은 물론 고시텔과 모텔숲의 오피스텔에서의 생활, 종잣돈을 모으려는 피땀어린 노력이 담겨있다. 또한 그의 친절함은 덤이다. '증여세에 대한 팁'과 '6월1일 기점'으로 재산세가 책정되니 이사를 하려거든 6월 중순이후로 하는 것이 좋다는 등 중요한 팁은 집을 사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직 주택담보대출금 상환이 28년 9개월 남아있다지만 그는 이미 부린이를 넘어 자가를 소유한,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끌고가는 멋진 청년이다. 책을 읽다가 새집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땐 작가의 인스타로 들어가 눈으로 보기도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서 최선을 다해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작가님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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