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 이어령 유고시집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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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어령 작가님의 유고시집인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를 읽었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이 시집을 읽기전에 《마지막 수업》을 먼저 보려했으나 게으름에 보지못하고 잊고 있었다. 어느 날 예배때 목사님께서 이어령 선생님을 언급하시면서 그 분의 따님이 목사님이셨다고 하셔서 마침 더 궁금하던 찰나에 좋은 기회로 시집을 보게 되었다.

🌸☁️ 소녀여 일어나라
그때처럼 한마디 말씀
달리다 굼
소녀여 일어나라고 말씀해주세요/달리다 굼 154

++ 성경엔 야이로의 딸이야기가 나온다. 가버나움이라는 땅에 회당장 야이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12살짜리 딸이 있었는데 무척 아파 걱정이 많았다. 수많은 병자를 고치는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께서 거라사를 떠나 가버나움으로 오고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예수님을 모시고 온다. 회당장의 집에 모인 사람들은 딸이 죽었다고 울며 통곡하는데 예수님은 "너희가 어찌하여 떠들며 우느냐. 이 아이는 죽은게 아니라 잔다(마가5:40)"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놀라고 아이의 손을 잡고 예수께서 "달리다굼(번역하니 곧 내가 네가 말하노니 일어나 걸어라_마가5:41)"하시니 일어나 걸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아는 나는 이어령 선생님이 암으로 고통중에 있는 따님을 보며 기적을 얼마나 애타게 원하시며 간절히 기도하셨을까 마음이 아리며 뭉클했다.

🌸💕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살던 집이 있을까
네가 돌아와 차고 문을 열단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네가 운전하며 달리던 가로수 길이 거기 있을까
네가 없어도 바다로 내려가던 하얀 언덕길이 거기 있을까/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197

++ 이 책의 표제시이다. '헌팅턴비치'는 미국 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딸이 살던 곳이였던 듯 하다.

👨🤍 이제 압니다 당신께서 처음 하늘과
땅을 만드시던 마음 한구석에
내가 있었음을
이제야 눈물 끝자리에서 알았습니다/욥의 노래 35~36

🚘💛 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들처럼 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아이를 기르는 좋은 어머니는 아이를 그냥 낳기만 하는 것이 아니지요
24시간5분대기조의 볼보 사람들처럼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 현장으로 달려가지요
실험실이 아니라 가정에서 조사하고 분석하고 연구하지요
아이가 아니에요 내가 굴러가는 것이지요 /볼보를 만드는 사람들 72~73

++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시 3가지만 일부분 발췌해 봤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 자녀에 대한 숭고한 사랑, 하나님에 대한 간절한 사랑 등이 시를 읽는 내내 느껴져서 같은 종교인으로서 참 좋았다.
천천히 음미해가며 읽느라 너무도 늦게 읽었다.
오늘 중간에 시간이 생겨 본 벚꽃비와도 너무 어울리는 따뜻한 시집이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시집을 제공받아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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