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 - 공간과 빛이 주는 위안
안소현 지음 / (주)안온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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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소현 작가의 그림에세이 《여기에서 잠시 쉬어가기》를 읽고 봤다. 부제는 '공간과 빛이 주는 위안'이다. 

단독육아를 줄곧하다가 자유부인이 된 어느 날,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를 보고 오랫동안 그 그림속에 머물렀던 시선과 내 안식이 생각나서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시간이 많이 생기는 날은 전시를 찾아보곤 했던 것 같다. 

요즘 감사하게도 내 마음의 결과 맞닿은 그림들을 자주 마주할 수 있었다. #혼잣말 의 저자 한지민 작가님의 그림과 글, 많은 그림 에세이를 낸 우지현 작가님의 글과 글, 

그리고 얼마전 #폴스타아트갤러리 에서 주최한 "side by side" 페스티벌에서 작품으로 먼저 만난 #안소현작가님 이다. (사진 9번과 10번 작품입니다🎨_혹 여기에 게시하는 것이 안된다면 말씀해주세요 😊) 

감사하게도 이벤트에 당첨되어 작가님의 그림에세이도 만날 수 있었다. 책은 부제처럼 안온한 휴식과 위안을 준다. 천천히 곁에 두고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일생 많은 일에 치인 엄마는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니 막막하더라도 알아서 헤쳐가라 했다.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는 온기를 품지 못한 채 어정쩡한 어른아이가 되어 있었다. 25 

📖 되돌아가기 버튼이 없는 아날로그 그림을 그리는 건 야생에서 무기 없이 맨몸으로도 살아남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갖는 일이다. 가상이 아닌 진짜 마주한 세상에서 최소 없이, 돌이키기 없이. 지금 내 손이 해내야만 하는, 강한 에너지가 필요한 일. 해내려고 온 힘을 끌어모으면 집중력과 의지력이 솟고 그 힘은 때로 가능성 이상의 기적을 만들어준다. 32 

📖 잃거나 파괴되어도 무너지는 것은 내 마음이 아니니까. 다시 쌓으면 되니까. '다시'라는 말이 좋았다. 그 단순한 반복이 오히려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었다. 43 

📖 놓치기언 너무나 아까운 순간의 풍경, 주변은 시끄럽고 무언가가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그 풍경을 보고 순간만큼은 나와 풍경의 관계만 존재한다. 느껴지는 건 따스한 햇살과 그림자, 조화로운 색들, 살랑이는 바람, 그날의 기온.  157 

++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마주하고 솔직히 글로 드러내는 저자. 현실의 성공이나 인맥에 연연해하는 삶에서 벗어나 오로지 그림작업하고 남편과의 소중한 저녁상 한끼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에서 성공의 조급함에 불안해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나 저러나 세상에 진짜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되었다'는 초월하고 달관한 자세가 인생의 덧없음과 삶의 유한성을 이미 경험한 듯 보였다. 
또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기, 천천히 숨을 내쉬며 모든 것을 쉬게 나두기, 결국 나를 텅 비우기. 오로지 휴식만을 위한 숨을 고르고 나면 한층 투명하게 맑아진다."는 표현처럼 저자는 온전한 쉼을 아는 분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그녀의 작품들 오래 오래 사랑받길 바란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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