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더없는 온기와 위로
임세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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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세원 교수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읽었다. 이 책은 안타깝게도 저자의 유작이기도 한 책을 개정증보판으로 낸 것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마주한 글은 저자의 아내분이 쓰신 서문이었다. 

📖 몇 년간의 극심한 고통을 조금씩 이겨내고 오랜만에 웃는 날이 많았던 2018년 마지막 날, 하느님께서 왜 그렇게 남편을 아프게 데려가셨는지, 여전히 저는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11 

📖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 (...) 환자들이 하는 말이 현재의 치료에 대해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10년 이상이 지난 후에야, 나는 틀리고 환자들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많은 환자를 만나며 임상 경험이 쌓여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우울증으로 상당 기간 동안 고통을 받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환자들이 그것을 실제로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몰르고 있었던 것이다. 25 

++ 해외연수 기회가 있던 2012년 6월, 예고 없이 갑작스레 닥친 불행인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발가락 사이를 도끼로 내리찍어 발이 쪼개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 고기 불판 위에 발을 올려 놓은 것처럼 발바닥이 뜨거워져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험을 하게(29)'된 전문의. 

📖 진단과 해법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공감'일 것이다. 32 

📖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 가운데 절대 다수는 그 전에 반드시 주변 사람들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게 되어 있다. 단지 우리가 그러한 신호를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 사람들은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죽음'을 떠올린다. 48,49 

📖 일상이 안정되고부터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점차 사그라지고 그 자리를 '현재가 소중하다는 생각💡 (지금 내가 영위하고 있는 일상을 어느 순간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포함한)'이 대체해 가는 것을 조금씩 깨달을 수 있었다. 55 

📖 고통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야기는 극적으로 달라진다. 고통은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며, 내게는 삶의 다른 부분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고통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고통을 줄이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고통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을 줄이게 되었다'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59 

📖 자살은 결코 끝이 아니다. 내 가족들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를 남기게 될 뿐만 아니라, 내 의도와는 관계없이 사랑하는 자손들에게 나쁜 영향이 계속 반복되어 나타날 수 있다.❗115 

++ 목요일 독서모임에 어느 회원분 자녀 친구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가 있었다고 하셨다. 몇달간 걱정이 되어 아이 곁을 살뜰히 살폈다라고 하시며 그 세상을 떠난 그 아이가 어울렸던 무리중 한명의 아이가 먼저 세상을 떴다고, 베르테르 효과가 그래서 무서운 것 같다고 하셨다. 친구중에도 그런데 가족들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지... 

++ 매일 하루 치의 고통과 함께 시작할 때마다 이제 그만 무릎 꿇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적으로 일상을 살아내려 애쓰고 고통을 참아가며 진료할때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도록 애썼다. 

📖 희망에 행동 혹은 실천이 결합됐을 때 이를 '신념'이라 부르며,(...) 신념은 희망을 현실화하고 마침내 고통을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힘을 제공한다. 130 

저자는 병에 걸렸다고 해서 직장, 친구, 취미 등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상속에서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 되든 안 되든 내가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을 때 나는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이며 최소한 그 행위에 있어서는 내가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반면 한계에 직면하여 모든 것을 멈춰 버리는 순간, 좌절은 포기로 이어져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고 결국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상황이 개선되기만을 기다리는 일밖에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150~151 

++ 타인에게 먼저 친절함을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을 때 그것이 궁극적으로 나 자신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저자는 2018년 12월 마지막 날, 예약도 없이 찾아온 환자를 진료하다 그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긴 업적인 '보고 듣고 말하기' 프로그램은 누군가의 삶을 보호하게 될 것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주관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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