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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의 방 ㅣ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역시나 읽어야 하는 다른 책들이 산재되어 있음에도 이금이 작가님의 책, 《소희의 방》을 읽었다. 주말에 조카까지 아이 넷을 돌보느라(물론 많이 커서 손이 많이 가진 않는다) 시간이 나질 않아 조금씩 읽다가 자기 전에 완독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고 나서도 어떻게 후기를 써야할지 머뭇거렸는데 이번 책은 더 그러하다. 인덱스 붙인 곳이 너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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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말나리. 소희를 닮은 꽃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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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소희를 보며 참 내면이 강한 아이구나 싶었다. 소희가 짊어져야 할 아픔과 슬픔, 외로움의 크기는 감히 내가 짐작할 수도 없지만 어떤 면에서는 나도 소희랑 많이 닮았구나 싶었다. '외유내강'이란 얘길 많이 들었던 이십대, 삼십대 시절... 나의 고독한 시절과 겹쳐 소희의 삶을 엿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고 먹먹했다.
📖 '나는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원래부터 있었다고요! 엄마를 뺏긴 건 우혁이가 아니라 내가 먼저라고요!'(65쪽)
++ 아주 어렸을 때 엄마와 헤어져 엄마와의 추억이 하나도 없는 소희, 그래서 그리움도 모르고 살았을 소희, 14살이 되어서야 만난 엄마와의 서먹하고 가까워지지 못할 거리감...새로운 가족(엄마의 아들들)과의 마찰 등 할머니를 잃고나서 온갖 고생을 하며 지냈던 것 보다 더 큰 시련을 겪어야 하는데...
📖 소희는 엄마가 마음의 빚을 돈으로 치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 소희는엄마가 자기에거 진 빚이야말로 돈으로 갚을 수도 없고, 갚아서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67쪽)
📖 소희는 칭찬 들을 때마다 느꼈던 기쁨에 곰팡이가 피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본능적으로, 자기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한 친구를 찾아내 어설프게나마 그 애를 흉내 내며 눅눅한 마음에 햇볕을 쬐고 있음도 알지 못했다.(76쪽)
📖 소희는 자신이, 동경이나 욕망 자체를 느끼지 못했던 게 아니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무관심으로 자존심을 지켜 왔음을 깨달았다. (121쪽)
📖 소희는 자신과 엄마 사이가 아주 사소한 언쟁으로도 균열을 일으키고, 관계가 무너질 만큼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170쪽)
📖 소희는 엄마 쪽 식구들이 그렇게 많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외롭게 자랐던 지난 세월이 떠올라 더 화가 났다. (184쪽)
📖 애들이 부모 속 썩이고, 반항하고, 형제들하고 싸우는 시간도 다 약정 시간에 있는 거야. 너희 때는그게 당연한거야. (238쪽)
++ 와닿는 문장을 옮기고 보니 '소희의 감정'이 많다. 어린 나이에 할머니와 살면서 단단해 질 수 밖에 없었던 소희가 친엄마를 만나고 비로소 십대 청소년처럼 생활할 수 있는 모습에 아슬아슬하기도 했지만 기뻤고 한껏 응원해주고 싶었다. 어딘가 있을 소희가 이 책을 보고 많은 위로를 받길 바란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