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소년 관련일을 해서 그런지 부쩍 청소년에 관심이 많다. 2주 전, 책 홍보글을 보다가 청소년 관련 소설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제목은 《마구 눌러 새로고침》이다. 제목도 신선하다. 이 책은 5명의 작가가 함께 쓴 책이다. 한 꼭지가 그리 길지도 않아서 단숨에 읽을 있을뿐더러 내용도 요즘 청소년들 이야기라 흡입력있게 잘 읽힌다.
첫 번째 작가, 이선주 저자가 쓴 <새로고침>은 SNS중독, 성형중독인 한 여학생의 이야기를 다룬다. 얼마전 <여신강림>이라는 드라마를 한두 번 재밌게 봤던 터라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게 제일 좋아요. 가식적인 게 제일 싫고요. 이건 저랑통하시네요. 아, 성형이요. 네, 인정할게요. 자연스러운 거 좋아하면 성형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 근데, 제가 말하는 자연스러움은 성형을 하지 않고 못생긴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는 게 아니라, 성형을 하고 난 후에 이를 당당히 밝히고 예뻐진 얼굴을 마음껏 드러내는 거에요." - 《마구 눌러 새로고침》중 <새로고침>, 12쪽
이야기 속 주인공은 일상 속에서의 자신보다 SNS속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제 사진과 현실의 제 얼굴이 똑같아졌다고요. 드디어 제가 완전해진 느낌이었어요. 그동안 늘 불안하고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 《마구 눌러 새로고침》중 <새로고침> 20쪽
"왜 또 했냐고요? 그게...... 저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셀카를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보정해서 올리고, 인스타그램에 보정해서 올린 사진대로 성형을 하고, 성형한 나를 또 찍어서 보정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그랬더니 글쎄, 또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속의 저와 멀어진 거예요. 그래서 다시 가까워져야겠다 생각한 거죠." - 《마구 눌러 새로고침》중 <새로고침> 24쪽
처음부터 화자만 등장하며 이야기하고 청자는 직접 드러내고 말을 하지 않는 방식이 신선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자신 모습을 수정하고 보완해서 편집하는 SNS세상. 많은 이들이 SNS에는 자신이 빛나보일 때, 행복할 때 올리기 때문에 좋은 모습만 비춰진다고 말한다. 난 인스타그램을 예쁜 내 아이가 예뻐보이지않고 돌보기 힘들 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타인의 칭찬과 관심을 통해 우리 아이를 제 3자처럼 애증의 감정적인 것을 빼고 객관적으로 예뻐해주고 싶었다. 지금도 평소 삶을 열심히 살 때는 잘하지 않는다. 그냥 공허하거나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싶을 때 피드에 글과 사진을 올리게 되는 것 같다. 《마구 눌러 새로고침》 속 이야기를 보며 SNS에 의존하는 현대인의 다수가 현실의 자신과 SNS속의 자신을 혼동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됐다. 누가봐도 SNS속의 모습을 꾸며진 모습이라고, 어쩌면 가식적인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할 텐데 많은 이들이 현실 속의 자신을 더욱 자신과 동떨어지게 여기고 싶어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됐다.
우리 집 꼬맹이, 6살짜리 딸만해도 보정된 카메라로 찍은 모습을 더욱 예쁘다고 만족스러워한다. 언젠가는 한껏 보정해서 완전 다른 모습의 사진보다 옛날 감성대로 좀 촌스럽고 있는 모습 그대로의 사진이 다시 환영받는 때가 오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