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된지도 두 달만 있으면 꽉 채운 2년이다.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는 '나로 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조금의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함이었다. 물론 이 두가지를 얻은 듯 하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고생이 뒤따른게 사실이다.
내가 경력을 살리지 않고 새로이 취업한 곳은 물류센터이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풀타임의 직장이 내키지 않았고 내가 직장을 다닌다고 해서 가부장적인 남편이 도와줄리 만무했기에 선택한 결정이었다. 감사하게도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여유있게 11시 반에 집을 나서서 5시까지 근무를 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갈 수 있었다. 전에도 서평을 쓰며 직장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있긴 한데, 일하는 곳은 가족 사업장이다. 같은 마당을 두고 사장님 내외 분과 직원 5명(큰 아들과 며느리 포함)이 대리점에서 일하시고 나와 작은 사장님(작은 아들)이 물류센터에서 일한다. 창고 공간을 같이 쓰다보니 잡음이 더러 있다. 물건 검수에 관한 일이나 공간 사용에 관한 일, 정리정돈에 관한 일, 제품 주문에 관한 혼동 등의 문제가 있다.
이번에 만난 책, 「물류, 기본이 중요하다」라는 책은 내 일에 대해, 내가 일하는 작업 공간 및 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학창시절 공부를 즐겨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성인이 되고나서는, 정확히 엄마가 되고 나서 지적호기심이 생겨 관심이 있는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기회가 되면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책을 보고 있는데 이 책을 만나 반가웠다.
앞으로 얼마간을 더 이 직장에서 일할지 모르나 이곳에 있을 때 조금이라도 회사에 보탬이 되고 나도 성취감을 조금이라도 느끼며 경험을 쌓고 싶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물류, 기본이 중요하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현재 (주)지게차나라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일본에서 정보시스템을 전공한 이후로 25년간 물류시스템 분야 컨설팅 업무를 해 왔고 물류 매거진에서 5년 동안 물류 칼럼리스트로 활동한 물류계의 전문가이다. 각 종 협회에서 물류 전문 강사로까지 일하며 『물류,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유통정보사,2012) 라는 저서도 지필한 바있다. 그런데 마지막에 특이한 이력이 눈에 띄었다. '시인 등단(2020년 『문예춘추』 신인상 수상)' 이란 문구가 보였다. 왠지 이 책도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읽는 사람을 위한 따뜻한 배려가 담겼을 것 같은 기대감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