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작가가 되는 일은 정말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선뜻 "저 작가가 꿈이예요." 말하기가 어렵다. 또한, 나만의 글쓰기가 아닌 보여주는 글은 더욱 다듬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 특히 타인에게 감응하는 글쓰기는 더 더욱 어렵다는 것을 잘 알아서 '작가'라고 하면 존경심부터 든다. 그런 나에게 온 책, 「엄마인 당신이 작가가 되면 좋겠습니다」라는 책을 보며,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을까 생각해봤다. 나는 내 감정과 생각들을 잘 정돈하고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존재감 없이 살아왔던 지난 날들 속에 풀지 못한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풀어내기 위해 글로 나를 표현하고 내 이야기를 담아낸다.
지금은 많이 부족해서 작가가 되고 싶다고 당당히 말하지 못하지만 언젠가 작가가 된다면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지 생각해봤다. 먼저 왜 작가가 되고 싶을까 생각해봤다. 무엇보다 어딜 가든 튀지 안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존재감이 약한 나같은 사람도 세상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작가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된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같은 사람들을 공감해주고 위로하며 연대하고 싶다.
요즘은 책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이 다양해져서 예전보다 작가로서 진입장벽이 조금 낮아진 듯 하다. 한동안 글쓰기, 책쓰기, 출판하기 등에 관심이 생겨 그런 책들을 보았는데 어느 책을 보면 나처럼 꾸준히 쓴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쓰는 삶을 살아야 되는 이유를 명쾌하게 풀어낸다. 어떤 책은 원고 투고의 방법과 거절, 전업 작가로서의 현실에 대해 적나라하게 밝힌다. 어느 책을 읽든 읽고 쓰는 삶에 대한 의지는 변치 않지만 책을 내는 것에는 자신감이 생겨 책의 컨셉을 잡아보고 글감을 수집해 보고, 책을 읽다가 눈에 들어오는 문장들은 기록해놓다가도 '아무나 책 쓰는 게 아니지. 나는 아무런 스펙도 이력도 없는 정말 평범한 30대후반 아줌마인데, 내가 무슨...'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들 셋, 엄마작가 백미정님이 쓰신 「엄마인 당신이 작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감춰 뒀던 나의 꿈틀거리는 욕망을 살살 건드렸다. 제목에서도 보듯이 어느 스펙을 갖고 있는 이가 아닌 '엄마'라는 신분의 사람이 작가가 되면 좋겠다고 한다. 그럼 이분의 이력은 어떨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가는 '애국자'라 칭하고, 누군가는 '거꾸로 목메달'이라 칭하는, 아들 셋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엄마작가. '생계유지'와 '현실도피'라는 아이러니한 이유2가지로 16년 동안 주야장천 일을 했다. 존재가 바스락, 소리를 낼 때마다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다보니 작가가 되었다. 잠시 희열에 빠졌으나,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글쓰기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다시금 당신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라고 하는 작가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