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가정의 공통점은?’
심정섭 지음 / 진서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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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란 책의 제목을 본 순간, 뭔가 나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희망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우리 아이들은 7살, 5살로 아직 어리지만 어렸을 적부터 스스로 하는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입시위주의 우리 나라 교육제도에서 가정에서 정서적으로 잘해주기만 해도 아이들이 원하는 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는 이 책, 더 들여봐야 책의 진가를 알겠지만 왠지 좋은 책일거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낸 가정의 공통점은?

 

이 책의 저자는 '강남 대치동 입시 지도 경력 20년'이라는 자녀교육에 관심이 좀 있다고 하는 엄마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학원가에서 오랜 시간동안 영어강의와 입시 지도를 병행하며 수많은 제자를 명문대에 진학시켰다고 한다. 입시 상담을 하며 학부모를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상담을 통해 많은 가정의 교육환경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남들이 부러워할 입시 실적을 낸 가정에서는 절대 불변의 합격 비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지금, 소통과 실천>에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비결은 다름아닌

20년 입시를 넘어 '인생 성공'을 응원하라!

 

「각 가정에서 20년 입시를 넘어 우리 아이에게 평생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실어주는 "진짜 학력"을 고민할 때다. 커피숍 토크에서 자잘한 입시 정보를 구하기보다 아이의 인생을 든든하게 응원할 수 있도록 부모 내공부터 쌓아보자.」라고 말씀하시는 심정섭 선생님의 일침을 맞으며 학생 교육의 철학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서울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실사례를 소개하며 그 안에서 입시준비생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와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 인사성 밝은 아이로 키우는 게 최우선이었어요.

-- 때로는 스파르타 스타일인 엄마, 하지만 감사해요.

-- 엄마는 말끝마다 제게 '착하고 예쁜 딸'이라고 해 주세요.

-- 첫째 때는 시행착오 겪었지만, 둘째 떄는 적적한 관심과 지원으로!

-- 아이를 이끌기보다 아이의 뜻을 따라주었어요.

-- 때로는 부모의 자리만 지켜줘도 충분해요.

-- 맞벌이 엄마지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어요.

-- 강북 일반고에서 고3의 반전을 이룬 워킹맘

--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니 아이도 공부하더라고요.

-- 부부의 교육관이 달랐지만, 일관성을 유지했어요.

-- 명문학군 과잉 사교육을 피해 비학군지로 왔어요.

--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

 

챕터별 제목만 봐도 공부하는 자녀를 위해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감이 온다.

사실 책을 읽기전에 네이버오디오클립을 통해 저자의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 <다독다독>이라는 채널인데 그 채널에 초대되어 저자가 책에 쓴 그의 생각들을 패널들과 함께 이야기했다. 세 사람의 대화를 통해 좀 더 쉽게 책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저자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이야기를 먼저 듣고 책을 보니 책도 더욱 잘 읽혔다.

 

 

책에서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들을 정리해봤다.

 

순히 '옆집 아니는 어떻게 해서 어떻게 됐다더라'라는 풍문 수준의 정보가 아니라 우리 아이는 어떤 성향인지, 우리 아이의 인지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지금의 입시제도하에서 우리 아이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에 대한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이보다 더 중요하는 것은 '아이는 내 소유물이나 내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한 한풀이 수단이 아니다'라는 엄연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아이를 '아이만의 삶을 가지고 있는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자녀교육의 기본 원칙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그래야 아이가 자기만의 속도와 방법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 P77

오늘 아이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엄마, 요즘 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늘 마스크 쓰고 다녀야하잖아. 너무 불편해. 예전처럼 마스크 벗고 어디든 산책도 편하게 하고 놀러다니고 싶어. 삶이 힘들어."라고..... 정확하게는 6살을 산 아이가 하는 말이라고 하기엔 너무 안타깝다. 인지적호기심이 조금씩 생겨 한글도 배우고, 영어도 조금씩 배우는데 지금 우리 아이에게는 맘편히 뛰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것이 더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가고 대학교에 갈즈음에는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으나, 공부도 마음 편히 쾌적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번 사태로 평범한 일상이 너무 그립다. 그리고 불안한 사회분위기에 좀 예민해져서 아이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너그럽게 봐주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좀 더 노력해서 부모인 나부터가 중심을 잡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서 아이들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권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전 과목에서 평균 이상으로 하기를 기대한다. 잘하는 것을 칭찬하고 더 잘하게 도와주기보다 못하는 것을 보충해야 나중에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공부 자존감을 살리기보다 공부 자존감을 낮추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중략) 지혜로운 부모들은 제도권 교육의 틀 안아서 아이들을 가르친다고해도, 아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고, 자신만의 꿈과 목표를 세울 수 있다. P87-88

나도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해서 점수를 받아왔을 때 낮은 점수의 과목을 더욱 보충하도록 시킬 것 같다. 아이가 잘 하는 것을 더 격려하라는 이야기를 꼭 기억해두고 아이의 공부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도록 도와줘야겠다.

"아이가 내 뜻대로 된다고 자랑 말고, 아이가 내 뜻대로 안 된다고 걱정 마라. 반대로 아이가 내 뜻대로 된다면 걱정하고, 아이가 내 뜻대로 안 되면 안심해라."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박혜란>> 인용

 

 

한창 미운 일곱살인 우리 아이. 매번 한 번에 말을 듣지 않고 세 네번 이야기해야 움직이는 우리 아이를 보며 더러 한숨을 삼킬때가 있는데 그러지 말고 감사해야겠다. 아이가 앞으로 좋은 인격을 형성하고 좋은 학력을 만드는 일에는 부모의 격려와 인정과 기다림이란 걸 알면서도 행동은 잘 되지 않는다.

 

자녀교육에서 올바른 방향성을 잡기를 원하는 부모님이라면, 학원 하나 더 보내고 문제지 하나 더 풀리기 전에 부모의 올바른 자리를 지키고, 될 수 있으면 부부간에 좋은 관계를 맺어 아이에게 마음의 평안이라는 삶의 그릇을 튼튼히 다져주기를 기원한다.

"사랑과 사랑할 능력을 발견할 수 있는 가정이라면, 그곳이야말로 결코 실패 없는 교육이 가능한 곳이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다"-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 인용

 

사실 특목고나 유명 자사고에 진학한 이후 학교생활이 자기가 생각한 것과 다르거나 내신이 안 나와도, 학교 명성이나 논술 같은 수시 전형에서 유리할 것을 기대하고 그냥 남는 경우가 많다. 또 성적이 안 나와 일반고로 유턴하거나 검정고시로 가는 것을 실패로 여기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실제로 다른 선택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가정은 고1 때 아이의 말을 믿고 빠른 판단을 내렸다. 이 모습을 보며 필자는 부모와 아이 모두 내공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P117

 

 

 

입시는 타고난 공부머리와 약간의 운이 따라주어야 성공한다!

 

위의 말은 너무나도 당연한 말인데 입시 전문가가 하기엔 뭔가 이상한 말로 들린다. 왠지 입시 전문가라면 어떤 비밀스런 비법이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공부에 왕도는 없다더니 내로라하는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선 타고난 공부머리가 필요한가 보다.

입시 현장 경험의 최종 결론

'결국 공부는 자기가 하는 것이다'

 

「입시 현장에서 쌓은 20여 년의 경험과 제 개인적인 경험을 보면 이른바 명문대에 가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자식복'과 아이의 '공부운'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약간 허무할 수도 있는 결론이지만, 아이를 다 키우고 사회생활을 하는 모습까지 지켜본 많은 부모들이 공감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중략)

명문대 학생들은 어느 시점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는데 자기가 재미있어서 더 몰입하고 열심히 합니다. 거기에 어른들의 칭찬과 격려는 잘하는 아이를 더 잘하게 만들고, 결국 그런 아이들에게 '입시운'까지 따라주면 이른바 최상위 명문대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성취는 엄밀히 말하면 학부까지입니다. 대학원이나 사회에 나와서 성공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이른바 '학운'과 '성공운'이 따라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재능적인 면에서도 암기력과 계산력으로 대변되는 문제지 잘 푸는 능력보다 등이 중요합니다.」

- 에필로그 중

마지막 에필로그에 쓰인 문구에 좀 허무한 느낌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 같다. 어떤 말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생각을 드러낸 저자가 왠지 더 신뢰가 간다.

<<학력은 가정에서 자란다!>> 이 책에는 중간 중간 '읽어보면 좋은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우리 가정 입시 전략 수립'에 대한 Tip을 제시하기도 한다. 뒷부분에는 '독서모임'에 효과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부모가 먼저 선행으로 독서모임에 참여하여 아이를 자연스레 참여시키는 예화가 나온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유명학원에 대한 정보를 서치해서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자신없지만 독서모임에 함께 나가는 것은 시도해 볼만한 것 같다.

저자의 이력이 '대치동 입시지도'인 만큼 사례의 아이들이 대부분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아이들'이어서 다양한 지역의 아이들에 대한 입시 공부 전략에 대해 엿볼 수 없는 점이 좀 아쉬웠지만 자녀 공부에 있어 중요한 기본적인 철학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덧, 함께 읽고싶은책

가족의 두 얼굴

역사 하브루타

1%유대인의 생각훈련

++ 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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