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실천하려 한다. 내가 매일 책을 읽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서점원으로서 최대한 폭넓게 책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원칙을 세우고, 매일 반복 되는 출퇴근 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할당했다. 일관되게 실천하는 시간이 쌓일 때 원칙은 자연스레 나라는 사람의 일부로 뿌리내린다. 타인이 나를 바라볼 때도 '적어도 책을 열심히 살펴보려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해야 서로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158
책의 좀 뒤쪽으로 가자, 저자의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 솔직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참 멋진 사람이구나.
솔직히 다음 문장에서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일었다.
「아이를 낳고도 원칙을 세워야 했다. 산후조리원에서 회사를 오가며 "부모로서....."라는 말로 시작하는 문장을 만들고 원칙으로 삼으려했다.(중략) 정작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니 원칙이니 뭐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늘 잠이 모자라서 머리가 멍했다. 책을 읽을 수는 있었으나 활자가 나를 그저 통과할 뿐인 느낌이 들었다. 생각을 진지하게 이어가기엔 기력이 딸렸다.(중략)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다 아이가 모유를 끊을 즈음이 되자 다시 생각해 볼 필요를 느꼈다.」 P159
내 편견때문인지 위의 문단을 읽으면 이 분 당연히 엄마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가 '남편은 늘 육아는 살짝 거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이분의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속의 그가 참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정말 사람다운 냄새가 나는 분이구나를 느끼며 책을 읽는데, 문장이 유려하진 않아도 담백했다.
「회사가 할당하는 업무와 아이와 생활이 요구하는 일을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고 한 계절이 흘렀다. 일, 가족, 세상. 내게 중요한 것들을 내 머리로 생각해보고 나름의 방향을 잡거나 기준을 세울 시간이 없었다. 밥이나 잠, 가장 근간이 되는 것들을 줄이지 않고서는 도통 방법이 없었다.」 P202
저자의 말에 심히 공감이 된다. 그냥 일상을 살아내다보면 중요한 것들을 고심히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 그래서 점점 나도 점점 일이 끝난 후 '저녁있는 삶(시간적 여유가 있는 삶)'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