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가게 라임 어린이 문학 29
김선정 지음, 유경화 그림 / 라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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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엄마들은 참 바쁘다. 아이들 공부도 챙겨야하고 친구도 만들어줘야하고 좋은 먹거리도 챙겨야한다.

나는 불량엄마라 내가 평소 먹는 라면도 아이가 달라고 하면 덜어준다. 학원 선생님인 지인에게 들었는데 집에서 유기농, 무농약인 재료들로 특별히 손수 만든 건강 음식만 먹은 아이가 학원에 가서 아이들이 먹는 과자를 얻어먹는데, 엄청 게눈감추듯 먹어치우더라는 얘길 들었다.

 

 

 

 

 

 

난 우리 아이들도 그럴까봐는 아니지만 내가 먹는것에 많은 관심이 없어서 매끼 적당히 챙겨주는 편이다. 그런 내게 온 책, 세상에 없는 가게는 아이입장에서 생각하게 해주는 재밌는 책이었다.

책 속 주인공 환이는 평소 아토피때문에 엄마가 치킨, , 밀가루 특히, 라면을 못먹는다. 그런 환이가 미술학원 가는길에 "세상의 모든 라면"이라는 간판의 라면가게를 발견한다.

 

 

 

p12-13

 

어느 날 아빠가 준 용돈으로 집으로 오는 길에 엄마가 손도 못대게 하는 컵라면, 콜라, 젤리 등을 사와서 먹다가 엄마한테 딱 걸린 장면은 정말 세상 놀란 표정의 환이가 묘사 되었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리는 간절한 시간도 함께 맘졸이고 기막혀 하는 엄마를 보며 우두커니 있다 점점 쪼그라들어 먼지처럼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는 환이와 함께 나도 쪼그라드는 느낌이었다.

 

라면 🍜을 한입밖에 먹지 못한 게 분통이 터지고 속상했다. '짭짤한 라면 국물을 후루룩 마시고, 톡 쏘는 달콤한 콜라도 한 모금만 먹었더라면! 그럼 엄청나게 혼나도 괜찮았을텐데......

p14

라면을 제대로 못먹은 것에 분통이 터진 환이. 모든 상황을 원망하며 걷던 환이 앞에 며칠 전 눈에 띈 '세상의 모든 라면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사진과 같이 환이가 본 가게는 첫째날엔 '세상의 모든 라면'이라는 간판을 붙이고 있고 월요일엔 '먹는게 남는 라면집', 수요일엔 '세상에서 제일 싸고 맛있는 라면-못 먹으면 후회함-'이라는 간판을 붙이고 있었다.

그런데 친한 친구 진혁이에게 라면 가게를 얘기하자 친구는 한번도 본 적 없다 말하고 혹시 정말 자신이 잘못 본 것인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라면 가게를 확인해 보러 간다.

가게는 있었지만 또 그새 '삼천 원만 있으면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가게'로 바뀐 간판을 보고 마침 주머니 속에 있는 삼천원을 가지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p28-29 삼천원만 있으면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가게

 

 

그림도 개성이 넘친다. 상황을 묘사하는 표현도 맛깔스럽고 그림도 글을 잘 뒷받침해주는 듯 참 맛깔스럽다.

 

 

 

p32-33

 

 

기름에 튀긴 밀가루는 몸에서 아주 나쁜 일을 해. , 이런 것 먹으면 몸이 가려워서 밤에 잠도 못 잔다니까? 절대로 먹으면 안 돼. 할머니가 몰래 끓여 줘도 안 먹겠다고

해야 돼.

-세상에 없는 가게p33

 

위에서처럼 엄마는 환이가 어렸을 적엔 조곤조곤 설명하며 타일렀다는데 좀 큰 뒤엔 길게 말하지않고 무조건 안 된다고 했단다. 엄마가 못 먹게 할수록 환이는 더 그 음식들이 먹고싶어서 힘들어했다.

"엄마! 환이 먹을거 아무거나 주지 말라니까요? 텔레비전도 좀 틀어 놓지 말고요! 환이는 텔레비전 틀어 주고 라면 먹이고, 그렇게 안 키울 거예요."라고 말하는 환이의 엄마

 

 

 

세상에 없는 가게p53

 

 

어느 날 또 다른 가게, 치킨집으로 바뀐 가게에 가서 치킨을 먹던 환이는 멀찍이 앉아 텔레비전을 보며 치킨이 아닌 라면을 먹는 한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너는 라면을 그렇게 좋아해? 왜 치킨집에서 라면을 먹고 있어?" 텔레비전만 뚫어져라 보고 있던 여자아이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아니, 나 라면 안 좋아하는데." "말도 안 돼, 라면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 환이는 말을 하다 말았다.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번뜩 떠올랐기 때문이다.p53

치킨집에서 본 아이를 친구에게 묘사하는 장면은 기괴하고 섬뜩하지만 재밌으면서도, 혹시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하고 유추해보게 됐다.

 

 

 

 

 

세상에 없는 가게p89-91

 

 

 

엄마는 환이를 위해 엄청 노력했다고 생각했다. 재미있게 동화를 읽는 영어 학원을 찾고, 좋은 책을 읽고 토론한다는 논술 학원을 골랐다. 몸에 좋은 먹거리를 찾느라 눈이 빠지도록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무엇보다 자연에서 마음껏 뛰노는 숲 놀이 체험을 찾았을 때 가장 기뻤다. 바깥 놀이할 시간이 별로 없는 환이가 너무 좋아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환이가 숲 놀이를 싫어하다니.....엄마는 정말로 그건 알지 못했다.p90

이 책이 좋은 이유는 한창 놀 시기인데 여러 학원으로 전전하며 본인과 맞지않는 숲놀이가 싫다고 말하지 못한 아이와 아이에게 여러 교육적 자극을 제공해주는 것으로 충분히 아일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는 엄마를 보여주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엄마가 된 엄마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자연스레 이야기속에 묻어나오게 풀어내고 있는 것도 좋았다. 자녀를 돌봐주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자꾸 잔소리하며 화를 냈던 모습을 회상하는 모습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했다.

이야기의 결말도 생뚱맞게 얼렁뚱땅 마무리하려는 느낌없이 재치있게 마무리되는 것도 좋았다.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책,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특히 아이가 있는 엄마가 읽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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