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퀴즈 - 아들, 너랑 노니까 너무 좋다. 진짜!
유세윤.유민하 지음 / 미메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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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엄마들 사이에서 SNS스타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개그맨, 유세윤이다.  난 개그프로를 즐겨보지 않아서 그에게 딱히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그가 아들과 매일같이 퀴즈를 내며 서로 친밀한 시간을 보낸다는 걸 친하게 지내는 동생들에게 들었다.  퀴즈라는 소재로 초등학생 아들과 교감하는 것에 신선하다 생각했는데 이내 책으로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했다. 



책의 겉표지엔 아이가 그린 듯한 사람얼굴이 그려있다. 그리고 지은이는 '유세윤, 유민하'로 아빠와 아들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있는데 괜히 내가 뿌듯한 느낌이다. 


겉장을 넘기니 아빠와 아들이 서로를 소개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내가 가장 좋아한다."는 것.
책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퀴즈의 시작은 평소 아들이 일기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본인도 그랬지만 그럼에도 숙제로 갖은 요령을 피우면서도 써왔고 본인의 어머니는 그것을 여태 잘 보관해주셨다한다. 그것이 많은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고 책의 출판에도 적잖이 도움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때 자신의 마음과 추억을 기분 좋고 재미있게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까.'란 생각에 퀴즈를 생각했다고 한다.


이 책은 목차대신 주의사항이 적혀있다. 나도 아이와 해보고 싶을때 참고해야겠다.



책의 앞부분에는 아들 민하의 어렸을 적 사진과 재치있는 설명이 sns를 하듯 간단히 써있다.

「한번은 민하가 잠들었을 만한 애매한 시간에 집에 도착한 적이 있다. 이미 잠이 들었으려나 하고 아이의 방문을 여는데 민하가 어둠속에서 벌떡 일어나 「왜 이제야 왔어요.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나는 눈물이.... 왜 전에는 이렇게 해주지 못했을까.
그동안 내가 채워주지 못하고 나무라기만 했던 시간들이 무척이나 미안했다. 
......
노는 방법도 가르쳐 주지 않은채 왜 놀지 못하냐고 나무랐던 나였다. 
너의 재미에 다가가려 하지 않고
너의 재미에 시늉만 하고...」p146

위의 글만 봐도 유세윤씨가 얼마나 아들에게 진정성있게 다가갔는지 알 수 있다. 

책의 대부분은 97개의 퀴즈의 문답으로 되어있고 아들이 질문에 답한 것에 유세윤씨가 의미를 해석하거나 자신의 깨달음을 적어 냈다. 

나도 가끔 내 아이의 모습을 볼 때 나의 잘못된 부분을 볼 때가 더러 있다. 아이는 그래서 부모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생각하며 아이를 통해 확인한 내 말투, 억양, 행동을 조심하려 한다. 
아빠인 유세윤씨도 퀴즈를 통해 아들에게 또다른 배움을 얻는다. 


이 책에서 의미있게 본 것 한가지만 꼽아봤다. 그 중 "내일부터 말을 못하게 된다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이란 질문에 "나 내일부터 말 못해."라고 대답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같았으면 진부하게 "부모님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부모님 자식으로 태어나서 행복했어요. 비록 말을 못해도 제 마음 알아주시길 바라요."라고 진부한 대답을 적었을 것도 같다. 민하는 현실적이면서 직관적, 긍정적, 자기주도적인 것 같다.


'나도 아들과 이렇게 퀴즈놀이를 하면서 서로의 숨은 마음과 상황, 생각들을 알 수 있을까?' 아직 시도도 하지 않았으면서 내심 기대가 된다. 


중간에 유세윤씨의 90년대 학창시절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다. 아들보단 글씨도 잘 쓰고 일기를 쓰기 싫어했다지만 꽤 문장력이 좋다. 창의력도 있고..... 나도 초등학교 내내 일기를 쓴 것을 꽤 시간이 지나고도 모아뒀었는데 지금까지 보관하지 못한 것이 살짝 아쉽다. 


「내가 행복했던 일들을 다 들려줄게.
적어도 내가 느꼈던 행복만큼은 느낄 수 있도록.

내가 슬펐던 일들을 미리 알려 줄게.
적어도 내가 느꼈던 슬픔보다는 덜 슬플 수 있도록.

내가 실수했던 것들을 알려 줄게.
적어도 내가 했던 실수만큼은 반복하지 않도록.

내가 방황했던 이유를 알려 줄게.
적어도 내가 방황했던 시간보다는 짧게 방황할 수 있도록.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너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마치, 아빠의 사랑이 잔뜩 묻어나는 한편의 노래, 시 같다.

민하는 이런 아빠가 아빠라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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