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선이 끝났다. 늘 그렇듯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후보의 양자대결로 후보자 점쳐졌고 그 가운데에는 중도 유권자를 상당 수 점하고 있다고 여겨지던 한 후보도 있었다. 결국은 이래저래 그 명사의 긍정적 측면이 살짝 뒤틀린 단일화가 있었고, 역시나 그렇듯 양자대결로 대선을 이루어 졌다. 그리고 끝났다. 75%가 넘는 투표율에 과반지지를 받은 보수진영의 후보가 당선되었다. 진보정당들은 앞으로 5년간의 정권에서 청와대를 내주었다는데에 깊은 한숨을 내뱉었고, 몇일 뒤 예정된 순리처럼 각종 책임론과 사퇴론이 당내에서 쏟아졌다. 


하지만 유난히 돋보이는 현상이 진보진영에서 드러났다. 이번선거에서 보수적 후보자의 독특한 배경(가족관계, 국가통수권자로서의 역량등)들을 뒷전으로 넘겨두더라도, 결과에 상응하는 일부 진보 유권자 사이에서 윤리와 도덕적 메카니즘이 언급된다는 사실이다. 상대방 진영에 대해 정치적 이념의 차이가 아닌, 한 개인으로써의 도덕적 판단의 잣대가 동원되는 것이다. '나는 정의로운데'라는 자기 확신이 깃든 타인의 이념을 바라보는 '도덕적인 치명적 결함'이 상대 측 정당을 지지하는 세력들에 대한 철저한 이해의 불가능을 촉발하게 만든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이분법의 형태로 갈라지고, 색채는 자연스레 '흑과 백' 두색깔로 뚜렷하게 나눠졌다. 서로의 이상을 구현하기에 다른 이념들은 윤리적으로 치명적인 오류를 가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극 소수 진보진영의 목소리는 더 외각으로 편입되었다.


좀 더 내밀한 설명없이 표면적으로 현상의 문제를 드러냈지만, 이 문제는 우리 현 시대에서 각자 가지고 있는 이념들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한계를 얘기하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국가 안보통일 차원의 얘기를 말하면서 예전부터 늘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 많았다. 한쪽에서는 극단적으로 북한체제의 비관적인 확고함이 깃들어져 있었고(대다수 세대들이 교육받는), 그나마 한쪽에서는 평화적 실현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메스미디어를 통해서 일부 불편한 이념이 꿈틀대면 다시금 극단의 색깔이 들춰져 나와 결기의 잣대로 비난이 쏟아지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마치 그 모습은, 누군가 문제시 되는 사상을 입밖으로 꺼내는지 이를갈며 바라보는 듯 하기도 하다. 


 북한 체제의 한계로 곧 붕괴 될거란 흡수논리와 더불어 통일 비용의 문제, 국가적 가치관의 문제 등 수많은 문제들을 제기하면서 통일문제가 논제로 올라와 실질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하지만 천문학적 비용과 체제의 한계들을 담론하기 전에 우리 내부의 닫힌 자세부터 문제 삼아야 한다. 사회집단과 정치세력간의 이념 차이들을 충분히 조율하고, 소수의 의견들까지 공론의 장에 올려 귀를 기울이는 자세. 서로의 귀를 닫아 놓거나, 실질적으로 정책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용납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의 한계를 윤리적 당위로 강하게 정해 놓는 실상에서 그 어떤 실질적인 통일문제도 현실성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내부에 세워져 삭막하게 사회를 가르고 있는 장벽을 무시한 채, 더 큰 장벽을 평화적으로 혹은 다른 식으로든 해소하려 든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고, 이해되서도 안된다. -ozwon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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