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 새로쓰는 가족이야기 또하나의 문화 17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엮음 / 또하나의문화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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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자신이 여성주의자이고 싶다. 그러나 미천하기 짝이 없는 지성때문에 함부로 내 자신을 여성주의자라 말하지 못한다.. 꼴통페미란 소리가 두려워서라기 보다, 제대로 알 지 못한 채 떠벌리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는 페미니즘의 지평이 얼마나 넓은 지를 보여준다. 누구나 겪어왔을 법한 일들을 쉽게 풀어내면서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끔 한다.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히 받아들여왔던 생애주기를 비틀어서, 새로운 역할모델을 제시해주기도 하는데 예를 들자면 독거노인의 삶, 게이커플의 일상,공동체적 삶이 그것이다. 이것들을 통해 4인가족체제가 스윗트홈의 현저한 답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머니의 못다 이룬 꿈을 이뤄줄 딸아이의 미국유학, 있는 집 축에 속했던..,자식들은 미국에 있고 남편과 둘이 지내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또 그들의 삶을 찬찬히 부분적으로나마 들여다보면서 조금은 애석했고, 심사가 비틀렸고, 부러웠다. 유학을 가고싶지만 그래 한번 해봐라하고 떠보는 교수님도 없고, 호기있게 차고 나갈 웅지도 없고 어서 돈벌어라고 닥달하는 부모님에 좁디 좁은 집에서 많은 식구들이 모여살았기에 가족들의 발 밑에서 몸을 세로로 뉘여 자야했던 나로서는 내 이야기를 하고, 같이 나눌 그런 또 하나의 문화가 필요한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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