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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평점 :
그럼 그렇지. 이병률 작가인데...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럴 수 있는거야?
이런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물론, 읽는 그 순간, 에는 문장과 사진, 그 여백에 모든 정신이 집중돼서 이런 생각을 깊이,
할 여유는 없었지만;
처음 <끌림>을 읽었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
뭐랄까. <끌림>을 읽었던 나는 이미, 몇 살이나 나이를 먹었고,
미혼의 나에서 이제는 결혼한 아줌마인 내가 되었고,
달달한 사랑 얘기를 좋아하던 나에서 시어머니 얘기, 직장 상사 얘기를 좋아하던 내가 되었고,
느끼한 크림 파스타를 좋아하던 나에서 담백한 봉골레를 좋아하던 내가 되었고.
이렇게 변해가는 나를 어쩜 그렇게 잘 알고 계시는 건지.
아마, <끌림>을 읽었던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조금 덜 공감하고 조금 덜 웃고 조금 덜 울었을지 모르겠다.
신기하게도, 이병률 작가는 그걸 다 알고 있나 보다.
<끌림>을 읽었던 그 독자들이, 지금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너무 좋은 문장이 많고, 너무 좋은 사진이 많고, 또 사이사이의 여백에는 내가 충분히
무언가를 생각할 시간도 있고.. 아... 뭐 이렇게 다 좋은건지.!
7년만의 책, 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정말.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딱 그런 느낌.
한달이라도 빨리, 혹은 한달이라도 늦게. 나왔으면. 큰일났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어서 빨리 이병률 작가의 새로운 책을 만나고 싶지만,그건 욕심이겠지.
또다시 내가 나이를 먹고, 아마도 그땐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그 책을 읽게될 수도 있을 거고.
그때의 내 감정을, 다시 지금처럼 설레게 만들게 해 줄 그 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