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생계형 낚시꾼 한창훈.

 

이 책에 담겨 있는 넓고 깊은 바다 이야기와 그보다 조금 더 넓고 깊은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아마 누구라도 그러하겠지만 -

책장을 덮은 후 세상을 한번 바라보게 되는 탓에 조금은 숙연해지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아, 오늘 점심은 회덮밥 먹어야겠다!' 혹은
'아, 오늘 저녁에는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한 잔 해야겠다!' 혹은
'아, 이번 주말에는 부모님 모시고 가까운데 회 먹으러 가야겠다!'같은,

본능적인 마음이 들기 마련일 듯. 하하~ 

책을 읽는 내내, 

바다의 푸르름과 살아서 펄떡거리는 생선의 역동적인 모습과

코끝을 스치는 비릿한 내음,

그리고 바다 사나이의 거뭇하고 탄탄한 팔과 다리까지.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보고,현대판 자산어보를 완성한 작가 한창훈.

내가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이 책보다 더 자세하고 맛깔스럽고 살아있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 여기서 잠깐.
선생님이 쓰신 구절 중 책을 쓰는 이유에 대해 언급하셨던 걸 한번 살펴볼까.


<그가 책을 쓰는 이유> 

p 124 –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곳  

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게 그 시절이었다.  

작가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돈을 못 벌어도 욕을 덜 먹는 직업이라는 것,
종이와 볼펜만 있으면 된다는 것,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 내가 유지해야 할 태도.



p 228 – 섬의 여자들 2 

한번은 젊은 여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섬 태생이라는 게 너무 싫어 어떻게 해서든 기억을 지우고,
흔적을 없애며 살아왔는데 내 책을 읽고 나서 고향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고백을 했다. 그 어느 독자보다도 반갑고 고마웠다. 

내 책이 그렇게 섬과 바다를 이해하는 데 쓰였으면 좋겠다. 


  

세상에 대해서 유지해야 할 태도.

 

우리 모두가 인생을 살면서 그 누구에도 부끄럽지 않게,
나는 세상에 대해 어떤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이 곳에서의 삶이 조금은 더 나아질까.?
하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다가 나만 뒤쳐지는 건 아닐까, 하고
슬그머니 나쁜 마음이 드는 건... 
 

다시 한번. 생각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럼, 마지막으로 책에 나온 작가의 멋진 사진들 몇 컷.!

 


<와우, 생선이 머리 두개 세개 만하다.ㅋㅋ 먹고싶다!!>

 


<볼 때마다 정말 회 먹고 싶게 만드는 사진!!>
 


<조금은 폼(?) 잡은 듯한 사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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