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시전집 1 - 1941년 첫시집 <화사집>부터 7시집 <떠돌이의 시>까지
서정주 지음 / 민음사 / 1994년 12월
평점 :
품절


서정주 시전집과 한자에 대해서


 각설하고 제가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에 책속의 활자를 확인 못하고 민음사에서 출판한 책을 구입했습니다. 중학생인 조카가 너무 감수성이 없는 것 같아 시를 좀 읽혀 볼려고 쌌습니다. 저도 물론 같이 읽어보고요, 그런데 이건 뭐 시를 읽는 건지 옥편 찾기 연습을 하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한자가 한글과 병존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서정주 시 전집에 있는 한자를 모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이 대한민국에서, 인문대를 나온 국문과 학생들도 아마 이 한자로 도배된 시집의 한자를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미당 서정주님이  내 시집에 한글로 ‘토’ 달지 말라고 유언을 했다면 어쩔 수 없이 저자의 말씀을 들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책과 독자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더욱 우리 문학을 어렵고 부담스러워하게 될지는 않을지? 고유명사까지 한자로 나와 있는 미당 시전집......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등뒤 2005-07-06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와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군요. 저는 출판사들이 소위 전집이라는 것을 내면서 한자 표기를 모두 한글 표기로 바꾸는 데에 심한 반감을 가진 사람입니다. 원본 텍스트를 보존하여 그대로 전집을 편찬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에 맞게 창작물을 고쳐서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게 개편할 것인지...이것들은 민감한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원본 그대로의 시를 접하고 싶습니다. 시인이 창작했을 당시의 내음을 조금이라도 더 맡기 위해서요. 또 한자는 그 자체의 외면적 형상으로 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시인이 한자로 표기하는 것은 그 부분의 강조 혹은 한자 사용으로 인한 미학적 효과를 노린다는 거죠... 뭐, 원본판과 대중을 위한 한글판 2종류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짓을 할 출판사는 없겠죠..
솔직히 말해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시를 정말 많이 읽는다고는 하지만 일부 베스트셀러 시집 외에는 읽지 않는 한국의 편식 독자를 위해 한글판을 출간하기보다는 국문과 학생들과 우리의 모든 시들에 관심을 돌리는 소수의 독자를 위해 원문대로의 시를 출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반조 2006-09-21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끄럽게도 문헌비평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문학계에서 그나마 초판본의 텍스트를 원형 그대로 살린 이 전집을 두고 이렇게 평하는 분도 계시는군요. 허허,...

저같은 경우에는, 아무런 기준도 없이 한낱 교열자의 감각으로 시인의 언어를 마음대로 훼손했던 그간의 출간본을 읽느라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는데, 비로소, 이 책이 나옴으로써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텐셜 2007-11-2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공자지만, 사실 위 독자의 불평은 타당한 면이 있습니다.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한자로 된 시를 읽기란 어려운 거죠..다른 댓글을 단 분의 의견도 맞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 한자에 각주가 달려있지 않는 한 두 종류의 책이 따로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알리딘 측에서 독자를 고려해 분명히 명시를 해주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with8778 2022-08-2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자가 섞인 원본과 한글로 바꿔놓은 건 시각적으로도 아주 큰 차이가 있음

한자가 섞인 원본이 그냥 보기에도 훨씬 시가 더 예뻐 보임

은행나무에서 나온 전집은 한글로 다 바꿔놓고 맞춤법도 많이 바꿔놔서

서정주 시의 질감이 다 죽어버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