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문학과지성 시인선 460
이제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여기서 시란, 사물의 개별화 과정을 실천하는, 특수하게 고안된 말이며, 무의미를 움켜쥐고 허무나 부정이나 무(無)로 나락하는 대신, 의미의 결들, 의미의 함수들, 의미의 미지들에 다가가고자, 부단히, 쓰고 또 쓰는 프락시스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 이제니의 시는 의미가 아니라 의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파고 들고, 파고 들고, 파고, 들고,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말의 힘과 잠재력에 주권을 부여하고, 말의 운동 속에 뛰어들어, 지우고, 적고, 배치하기를 반복하여 길어 올린(릴) 미지의 목소리, 미지로부터 흘러나오는 목소리, 미지로 향하는 목소리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