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귄, 항해하는 글쓰기 - 망망대해를 헤매는 고독한 작가를 위한, 르 귄의 글쓰기 워크숍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보은 옮김 / 비아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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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어슐러 K. 르 귄

1929.10.21.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다. SF와 환상세계를 넘나들며 관습을 뒤흔들고 경계를 깨는 작품을 다수 집필했다. 대표작 '어스시 시리즈'는 <반지의 제와>,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힌다. 네뷸러 상과 휴고상을 각각 6회, 8회 수상하고, 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의 '그랜드 마스터'로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 SF 소설의 거장이라 할 수 있다. 2018년 1.22. 향년 88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차례 : 글의 소리, 구두법과 문법, 문장 길이와 복합문, 반복, 형용사와 부사, 동사: 인칭과 시제, 시점과 목소리, 시점 바꾸기, 간접적인 스토리텔링, 메우기와 건너뛰기

이 책은 스토리텔러를 위한 안내서다. 저자의 처음 책의 구성은 1996년에 '항해하는 글쓰기'라는 워크숍으로 구두법, 문장 길이, 문법 등에 대해 초점을 두고 14명의 작가에게 5일간 진행한 내용이었다. 이 책은 작가 혹은 소그룹을 위한 토론 주제들과 연습 문제들을 실은 안내서이다. 이 책의 초판은 1998년에 발간되었고 개정판은 완전히 다르게 수정되어 나왔다. 이 책은 2015년에 나온 <Steering the Craft>의 개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개정판도 초판과 마찬가지로 서사 산문 작가를 위한 책이며 서사 산문의 기본 요소들에 관해 생각하고 토론하고 연습할 거리를 담고 있다. 글의 소리(구두법, 구문, 문장, 동사, 형용사)부터 목소리와 시점(직접적인 서술과 간접적인 서술), 글에 무엇을 포함하고 뺄 것인가에 관한 문제까지, 각 챕터에는 주제에 관해 토론할 거리와 훌륭한 작가들의 예시문, 연습이 포함되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예시로 나와 있는 글 중에 국내에 출간된 책이 있는 경우 본문에 나와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글쓰기에 관한 철학이나 감상 등을 담고 있지 않고 이미 글을 쓰고 있는 작가나 작가 지망생들이 습작을 통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한 책이다. 또한, 이 책에서 영어를 쓰는 영어권 저자가 언어의 소리나 문법에 관해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한국어를 쓰는 독자가 이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언어의 문법이 중요하고 정확한 문법과 명확한 언어로 글쓰기를 해야 함을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글의 소리도 영어이어서 잘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었으나 한국어의 글맛을 가진 요즘 읽은 책들을 떠올리며 읽으니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다.


인상 깊었던 초반 부분


첫 부분부터 글을 쓰는 창작 작업은 음악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의 첫 문장 "언어는 모두 소리에서 출발한다." , "글의 의미와 아름다움은 소리와 리듬에 좌우된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운문뿐만 아니라 산문에서도 소리와 리듬에 좌우된다고 하는 부분에서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언어의 소리를 언급하는 초반부터 글쓰기인데 왠지 모를 습작의 기본부터 철저하게 짚고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이들이 의성어에 관심을 가지는 현상, 작가들이 언어의 소리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소실되어서는 안되는 재능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이 마치 천재성이나 창의성은 어릴 때부터 느껴지는 감각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서 동감했다. 글쓰기를 비롯해 음악 창작, 그림 그리기 등 모든 예술 활동이 감각에 예민해야 함을 필수적인 요소 같다. 또 작가는 잘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져야 함을 이야기하는데 글을 읽고 안 좋은 평을 듣는다는 것은 글의 소리가 잘못되었음을 말한다고 한다. 생생하거나 정돈되어 있거나 유려하거나 강인하거나 아름답다는 평가는 글의 소리가 탁월하다는 뜻이며 읽을 때 내적 심상이 그렇게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다양한 글을 읽을 때 언어의 감각이 살아있는 글은 확 느껴지는 것 같다. 소재가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글맛이 있다. 신선하고 생동감 있고 확 꽂히는 문장의 맛.

또한 다음 문장을 이끄는 기대하게 만드는 흡인력 있는 글이 있다. 이야기의 진행과 속도, 리듬이 있다. 글을 잘 쓰려면 자기 글의 리듬을 느끼고 통제해야 한다고 한다. 즉, 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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